사회일반

라이터로 도어락 태우면 열린다?…‘신림동 CCTV’ 이후 불안 떠는 자취생들

SNS에 ‘새로운 범죄수법’ 글 올라와…“밤에 한 남성이 도어락을 불에 지져 열려했다”

화재대응 위해 온도 높아지면 ‘자동개폐’…하지만 범죄악용 가능성 우려

업계 “외부 열이 내부로 쉽게 전달되지 않아…관련 인증기준도 까다롭다”

‘신림동 CCTV’ 영상 속 남성 모습 캡쳐/연합뉴스


‘신림동 강간미수 CCTV 영상’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도어락의 화재 대응 기술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이번 신림동 CCTV 사건에 이어 등장한 새로운 범죄 수법’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지난해 자취생들 간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의 캡쳐본이었다. 자신을 부산에서 자취하는 여자라고 밝힌 작성자는 “밤에 모르는 사람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며 “다행히 별일은 없었지만 다음 날 도어락이 불에 타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화재를 대비해 온도가 높아지면 도어락이 저절로 열리는데 이걸 이용한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새로운 범죄 수법’ 게시글 속 사진. 해당 글은 지난해 부산에서 자취하는 한 여성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페이스북 캡쳐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006년 실내 온도가 60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등 안전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화재로 도어락이 손상돼 거주자가 집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2007년 4월 이후 제조된 제품들은 반드시 해당 요건을 충족해야 판매 가능하다. 디지털 도어락 판매 사이트 관계자는 “불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주변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 개폐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체들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한 판매업체는 “화재감지센서는 거의 다 실내 쪽에 설치돼 있다”며 “외기에 닿는 불 온도가 실내 쪽 센서로 쉽게 전도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의 인증 규정에 따르면 디지털 도어락의 화재감지센서는 반드시 실내 측 화재에 기인한 원인일 때만 동작해야 하고 외기 표면이 100~110도 온도에 노출돼 있어도 열리지 않아야 한다. KC 인증 기준은 화재 고온 노출 상황에서 제품이 가져야 할 기능성을 복합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2006년 이전에 만들어졌거나 KC, KS 인증 마크가 없는 도어락을 제외하면 잘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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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취생을 상대로 한 계속되는 범죄에 자취생들은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열 전도성이 약한 재질로 만들어 화재에 강하다’고 홍보하는 도어락은 대부분 30만~40만 원대를 웃도는 가격이라 일반 가정집이 아닌 자취방에서 부담스럽다. 또 자취생들이 몰려 사는 대학가, 고시촌 등에는 노후화된 건물이 많아 도어락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다수 있다. 흑석동에서 4년째 자취 중인 대학생 최 모 씨는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노후화된 건물이 많다”며 “집 도어락도 많이 낡았는데 추가 장치를 달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SNS에 ‘조심하라’는 게시글이 많이 공유되고 있는데 되려 범죄자들이 한 번씩 시도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림동 강간미수 CCTV 영상’ 속 남성은 지난 29일 오전 긴급 체포됐지만 당분간 분노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상 속 남성에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폭행과 협박 등이 동반돼야 하는데 CCTV 영상에서 이 부분을 확인하기 어려워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강간미수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소식에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신림동 강간미수범을 강력하게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게재된 지 하루 만에 6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혐의와 관련해 “주거침입죄는 공동관리하는 복도나 계단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성립하지만 강간 미수죄는 고의로 폭행이나 협박을 해 실행 착수가 인정돼야 혐의 적용을 논할 수 있다”며 “현관문 앞의 행위가 법적으로 폭행·협박에 해당하는지 엄정히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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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센터 신현주 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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