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금리인하 기대감 다시높인 파월…이달 0.25%P 내릴 듯

■"글로벌경기 역류 우려…투자둔화

中·유럽 성장률 전망 저조"

연준, 고용 호재에도 단행 시사

S&P지수 장중 첫 3,000 돌파

亞서도 크게 올라 세계 증시 환호

불러드 "0.5%P 인하는 과도"

이달·9월 0.25%P 인하 가능성




1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시각에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하자면 ‘아니다(No)’”라고 답변했다. 시장에서는 5일에 나온 미국의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달보다 22만4,000개 늘어나며 시장의 예상인 16만개를 대폭 웃돌자 금리가 또다시 동결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시각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면서 오는 30~3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무역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와 같은 역류(crosscurrent)가 경제활동과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투자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고 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무역협상으로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구체적으로 △유럽·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모멘텀 약화 △미중 무역전쟁 등 무역갈등 △미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 논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장기 미해결 과제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고용지표는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지만 미국 지표는 예상대로였다”며 “유럽과 아시아에서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하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5월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올해 성장률은 1.2%를 유지했지만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게 집행위원회의 분석이다.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2개 기관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연 6~6.5%)의 하한선에 가까운 수치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달 말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2,993.07로 전일보다 0.45%포인트 뛰었다. 장중에서는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아시아 증시도 크게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말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점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7월에) 0.5%포인트 인하는 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연말까지는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ING는 연준이 7월과 9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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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 의지가 확인됐다. 지난달 18~19일 FOMC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2.25~2.50% 수준으로 동결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은 미국 경제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위원이 “최근의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정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전략가는 미 경제방송 CNBC에 “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를 부양시키지 않을 것이고 예상되는 인하는 부분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며 “3.7%의 실업률일 때 경기를 부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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