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경기 급랭에...홍콩, 양적완화 단행

은행 자본적립 비율 2.0%로 낮춰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5개월째 이어지면서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자 통화당국이 양적 완화에 나섰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실질적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은 ‘경기 대응 완충자본(CCB)’ 적립 비율을 기존 2.5%에서 2.0%로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CCB는 중앙은행이 경기침체 등 비상시를 대비해 시중은행에 일정 비율의 자본을 적립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말한다. 홍콩은 지난 2015년 이후 CCB 적립 비율을 2.5%로 유지해왔다.


에디 웨 홍콩금융관리국장은 “경기지표 등을 보면 홍콩의 경제여건이 지난 6월 이후 심각하게 악화했다”며 “CCB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이 내수를 뒷받침하고 경기하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CB 비율이 0.5%포인트 낮아지면 약 2,000억∼3,000억홍콩달러(약 30조∼45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무역전쟁에 시위사태까지 겹치면서 홍콩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이는 1·4분기와 같은 성장률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3·4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4분기 2.8%, 4·4분기 1.2%를 기록했고 올해 1·4분기에는 0.6%까지 떨어졌다.

이번 양적 완화는 투기세력의 공매도 공격을 받는 ‘달러페그제’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시위 사태 등으로 자본유출이 이어지고 경기하강이 심해지면 달러페그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투기세력은 홍콩달러에 대한 공매도 공격을 가하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7월 말 현재 4조138억홍콩달러에 달하는 외환기금을 보유해 투기세력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번 양적 완화 정책으로 경기안정을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은 지난 36년 동안 미국 달러화 대비 7.75∼7.85홍콩달러에서 통화가치가 움직이는 달러페그제를 채택해왔으며 홍콩금융관리국은 통화정책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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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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