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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대상] Urban Filter:도시기억의 문화

폐공장의 기억까지…해양 레저·연구단지에 담아 형상화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받은 ‘Urban Filter: 도시기억의 문화’ 모형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받은 ‘Urban Filter: 도시기억의 문화’ 모형



목포 조선내화공장은 20년간 폐공장으로 용도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됐다. 버려진 땅과 같았지만 근현대적 가치를 인정받아 몇몇 부분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일대 서산온금지구 재개발사업이 백지화된 이래 활력을 잃은 이곳의 재생은 꼭 필요했다. 다만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다른 지역의 폐공장, 폐부두와 달리 일대 온금동 마을에는 여전히 사람이 거주한다는 점이다. 과거 조선내화공장에서 벽돌을 생산해 바다로 내 팔아 살던 기억을 갖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 말이다. ‘Urban Filter: 도시기억의 문화’는 바로 이점을 담아 현실적인 도시재생 방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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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받은 한국교통대 박태환(5학년)·김영재(5학년)·신다솔(3학년)씨는 올 초 도시재생의 화두로 떠오른 전라남도 목포지역에 주목했다. 목포에서도 건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폐공장을 찾다 보니 조선내화공장을 발견했다. 이곳은 남겨진 등록문화재와 살아가고 있는 온금동 마을이 공존하고 있다. 주변이 바다라는 사실을 접목해 두 가치를 함께 살려 나갈 수 있는 재생을 계획했다.

‘Urban Filter: 도시기억의 문화’는 20년 넘게 폐공장으로 남겨진 목포의 조선내화공장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문화 클러스터로 조성했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Urban Filter: 도시기억의 문화’는 20년 넘게 폐공장으로 남겨진 목포의 조선내화공장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문화 클러스터로 조성했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


이곳의 입지를 보면 동쪽으로는 목포 원도심이고 북서쪽으로는 목포해양대가 있으며 북쪽은 온금동 마을이 위치한다. 마을과 가까운 공장과 오랜 설비들은 등록문화재로 남겨져 있으며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앙상한 뼈대만 남은 공장이 펼쳐진다. 이에 이 프로젝트에서는 부두를 해양 레저시설로 조성하고 인접한 공장은 큰 볼륨의 시설로 이벤트 전시, 해양 레저 컨벤션으로 구획했다. 부둣가에서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해양레저활동이 벌어진다. 땅 중간에는 수공간이 스며들게 했다. 서쪽의 목포해양대와 해양 레저 콘텐츠를 연계해 한쪽은 해양 연구 교육 영역을 구성했다. 그 옆으로 등록문화재가 밀집한 영역은 근대역사 전시 공간이다. 특히 마을과 가장 가까운 이 영역은 주민들이 관광 상업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념품 판매점과, 창작 작가 부스 등을 배치했다.

바닷가는 해양 레져 활동을 담고 근처에 있는 목포해양대의 교육 시설도 끌어들여 해양 관련 클러스터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바닷가는 해양 레져 활동을 담고 근처에 있는 목포해양대의 교육 시설도 끌어들여 해양 관련 클러스터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


바다 쪽과 마을 쪽의 매스(건물 덩어리) 크기가 다른 또 다른 이유는 용적률이다. 마을은 용적률 150%이지만 부둣가는 용적률이 550%에 달하기 때문에 바다로 향할수록 매스의 크기가 커진다. 프로그램 배치에서 끝나지 않고 공간의 재미와 동선 유도를 위해 폐공장의 형태도 다양하게 연구했다. 프로젝트가 현실성 측면에서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이다. 시옷 모양의 박공지붕은 공장의 일반적인 형태다. 그리고 대게 폐공장 재생은 이 모양을 남기고 대공간 안에서 기능을 분절하곤 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6개 타입의 유닛을 만들면서 기존의 해법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박공지붕 공장을 만들어봤다. 박공의 빗면을 드러내 통로가 되기도 하고 위로 덧대 올라서게 해 시선에서 지방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즉 신선한 공간 경험이 색다른 기억이 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이 다양한 메스들은 여러 층위에서 다리 통로를 만나면서 연결된다. 앞뒤로 바다와 유달산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동선은 자연 관광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관광 레저, 역사, 주거가 얽혀 왕래할 수 있는 그야말로 문화적 클러스터인 것이다.

폐공장의 통상적 형태인 박공 지붕을 다양한 형태로 유형화 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공간의 기억을 제공한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폐공장의 통상적 형태인 박공 지붕을 다양한 형태로 유형화 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공간의 기억을 제공한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벌어지는 문화시설은 다양한 층위의 다리와 통로로 연결된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벌어지는 문화시설은 다양한 층위의 다리와 통로로 연결된다. /사진제공=박태환·김영재·신다솔


김수경 심사위원은 “상상력과 현실적 방안을 제시한 근대 해양문화복합단지로 과거의 벽돌 클러스터를 통해 다양한 수직적인 레벨의 브릿지를 연결하는 문화적 클러스터로서 건축적 모델을 제시하는 과정이 뛰어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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