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말풀이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신경과학자들의 연구결과, 십자말풀이는 기억력 등 뇌 능력 향상과 큰 관련이 없다. 최대 효과는 십자말풀이를 더 잘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의 2011년 연구 결과에서도 75~85세 노인들이 십자말풀이를 하면 초기에만 기억력 감퇴 속도가 저하됐다. 게다가 치매 증세가 나타난 노인의 경우 그 속도가 오히려 빨라졌다.
대다수 신경과학자들은 십자말풀이가 아무런 해도 없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에 자동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잘 기억하게 될 거라는 기대는 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교수법과 학습법이 일치할 때 학습효과가 극대화된다?
시각 중심의 수업과 청각, 즉 강의 중심의 수업 중 자신에게 맞는 교수법이 있나? 과학적으로 이는 근거 없는 믿음이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타바버라 캠퍼스 심리학 연구팀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수업을 받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시험성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
2009년 발표된 선행연구 검토 논문에서도 교사의 교수법과 학생의 학습법이 일치해야 학습효과가 높아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유의미한 연구결과 를 찾지 못했다. 이는 곧 공부에 왕도가 없음을 시사한다.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최상의 학습법은 누구나 알고 있듯 예습과 복습, 시험, 그리고 적당한 휴식에서 찾아야 한다.
음주가 뇌세포를 죽인다?
술을 마시면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건 뇌세포가 죽어서가 아니다. 덴마크 바르톨린연구소 과학자들이 알코올 중독자와 정상인의 뇌를 부검해 봤는데, 뉴런의 총 개수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론 알코올도 다른 물질처럼 대량 섭취하면 뇌세포를 죽인다. 특히 발달단계에 있는 태아의 민감한 뇌세포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적정 수준의 알코올 섭취는 그렇지 않다. 다만 음주는 뉴런들의 상호작용을 방해해 걷기와 말하기, 의사결정 등의 능력을 떨어뜨린다. 다 알다시피 말이다.
ESP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초심리학에서 말하는 초감각적 지각(ESP), 즉 육감에 대한 과학적 실험은 193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국 듀크대학의 식물학자인 조셉 뱅크스 라인 박사가 카드의 뒷면만 보고 앞면의 그림을 맞추는 사람이 있다면서 이는 피실험자가 카드를 들고 있는 실험자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다른 방식의 실험으로 ESP의 존재가 입증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이런 미신이 계속 생명력을 얻는 데는 미 중앙정보국(CIA)도 한 몫 했다. 냉전기간 중 이른바 초능력자 스파이 팀을 운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이 팀은 1995년 해산됐다. ESP가 무기는커녕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이 따로 있다?
오랜 기간 우리는 좌뇌형(논리적) 인간과 우뇌형(창의적) 인간이 따로 있다고 믿었다. 이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신경심리학자 로저 스페리 박사의 1960년대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그는 뇌전증(간질) 환자의 발작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을 잘라봤다. 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좌안 또는 우안에 글자나 빛 등의 이미지를 투사해 자극을 주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렇게 스페리 박사는 좌뇌가 언어 정보, 우뇌는 시각 및 공간 정보를 더 잘 처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바로 이 결과를 놓고 사람에 따라 좌뇌와 우뇌 중 한쪽이 지배적 기능을 발휘한다는 식으로 수십 년간 잘못 해석해왔던 것이다.
특히 자기계발서들이 그런 경향이 강했다. 결론적으로 좌뇌와 우뇌 중 한쪽이 개인의 인성이나 개성에 지배적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오히려 그것을 반증하는 증거는 부지기수다. 2012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팀의 연구에서도 창의적 사고를 할 때는 좌뇌나 우뇌가 아닌 뇌 전체의 신경망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문화 속 오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산하 카블리 뇌-정신 연구소(KIBM)의 니콜라스 스피처 소장은 뇌에 관한 그릇된 정보의 확산에는 대중문화의 책임이 크다고 말한다.
Myth: 음주가 뇌세포를 죽인다?
만화 ‘심슨네 가족들(1993)’에서 아버지인 호머 심슨은 고등학교 과학과목 재시험을 보기 전 이렇게 말한다. “좋아, 두뇌야. 너도 나를 싫어하고, 나도 너를 싫어해. 일단 시험만 끝나면 맥주로 너를 죽여주겠어.”
Myth: ESP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의 대전제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 사실을 미리 예측하는 초능력자의 존재다. 이 영화로 인해 ‘고스트 앤 크라임(Medium)’처럼 초능력으로 범죄를 해결하는 작품들이 다수 제작됐다.
Myth: 혼수상태는 수면과 유사하다?
2003년작 영화 ‘킬빌1’에서 4년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여주인공이 모기에 물려 깨어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설정이다. 또한 깨어난 뒤 혼자 침대를 벗어나 한바탕 살육을 벌인다.
ESP - Extra Sensory Perce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