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벼랑끝 대한생명] 최순영회장 순에 달렸다

그러나 崔회장측이 이에 반발, 다시 법정소송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논란이 새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에 따라 벼랑끝에 몰린 대한생명의 운명이 최순영회장의 판단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崔회장이 백기를 든다면 대한생명은 국영 보험사로 전환하게 되지만, 끝까지 정부와 대립, 소송을 추진할 경우 회사의 앞날을 보장받지 못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최순영회장이 이사회를 동원해 감자명령에 불응하거나 파나콤의 자금을 유치, 정부 방침에 다시 맞선다면 「최후 수단」인 계약이전 명령을 내려 대한생명을 퇴출시키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금감위 처리절차= 정부가 오는 10일 최순영 회장의 자구책을 접수한 뒤 절차를 밟아 공적자금을 투입하는데는 최소한 보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국영보험사 전환은 이달말께 이뤄질 전망이다. 절차상 잘못으로 행정법원에서 패배했던 금감위는 지난 3일 임시회의를 열고 절차 시정기간으로 7일을 잡았다. 최순영회장이 10일 이내에 자구책을 내놓으면 이를 놓고 5~7일간 전문가 검토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감위는 대한생명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1주일간의 말미를 줘 이사회를 통해 감자를 결의토록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사회가 감자결의를 거부한다면 관리인 의결을 거쳐 감자와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진다. 따라서 금감위의 절차가 순조럽게 진행된다면 추석연휴인 23~26일을 전후로 대한생명의 앞길이 결정난다. ◇궁지에 몰린 崔회장측= 최순영 회장은 행정법원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냈으면서도 정부의 압박에 몰리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데 「백만원군」 역할을 해온 미국 파나콤이 주식인수를 주저하고 있는데다 대한생명 직원들까지 崔회장에 반기를 들고 나서 고립무원의 지경에 처했다. 파나콤과 대한생명 직원들이 등을 돌린 것은 정부의 강경책이 나오면서부터다. 파나콤은 지난달 31일 법원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금감위가 『퇴출까지 검토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확인하자, 주금납입일을 결정키로 했던 지난 3일 이사회를 9일로 미뤘다. 대한생명 직원들도 결의문을 통해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정부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지지하며 적극 협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최순영 회장에게 『더이상 소모적인 법적다툼을 중단하고 회사 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대한생명 구조조정 발표 이후 임직원들이 이처럼 금감위의 조치에 찬성하는 집단적인 의사표출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사건 마지막 소송 가능성= 崔회장측은 자체 정상화계획을 마련하는데 7일은 너무 짧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오는 10일 이후 감자명령을 내려 공적자금투입을 강행할 경우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崔회장의 대리인인 우방법무법인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어 崔회장이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지만, 금감위가 대한생명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1일 소송이 절차상의 문제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대주주의 자구노력이나 정부명령의 부당성 등에 대한 실체 문제로 파고들 것』이라며 『파나콤이 그 전에 500억원을 넣을 경우 소송에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崔회장측은 금감위가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주식인수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계약이전은 힘들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만큼, 앞으로의 소송에서 이같은 약점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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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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