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니스톱 사건이 죄질이 나쁜 이유는 광범위한 유통망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리베이트를 올려받은 뒤 더 많은 리베이트를 주는 곳이 나타나자 그대로 계약을 취소해버린데 있다. 이는 사실 미니스톱이 그동안 유사한 갑질을 통해 여러 피해업체를 양산해왔을 것으로 유추되는 대목이다. 검찰의 수사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실제로 미니스톱은 이번 피해업체인 나이스정보통신은 물론 아이티엔밴서비스와도 계약을 취소했다. 경쟁업체인 한국정보통신이 더 좋은 거래 조건, 즉 리베이트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미니스톱이 리베이트를 받아내기 위한 행한 거래조건 변경은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
대형가맹점의 리베이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13년 서울서부지검에서 발표한 ‘밴(VAN)사업자 선정 관련 비리사건’ 종합 수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밴업계 전체의 리베이트 비용은 6,086억원에 달했다. 밴사가 신용카드 결제와 현금영수증 발급 건당 각각 100원과 20원을 신용카드사와 국세청으로부터 수수료로 받으면 대형가맹점은 이 중 평균 60원, 15원을 리베이트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미니스톱 사건은 지난 201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니스톱은 나이스정보통신등 기존 밴사 2곳에게 7년간 매년 5억원씩 총 35억원의 영업지원금을 지급하고, 유지보수수수료로 카드결제 건당 71원, 현금영수증 발급 건당 7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가맹점을 다수 확보할수록 신용카드사에게서 받는 수수료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여서 미니스톱의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계약조건을 변경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미니스톱은 다시 거래조건 변경을 강요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거래조건 변경을 감수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했지만 결국 2011년2월 일방적으로 거래가 단절됐다.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는 “밴사와 가맹점간에는 금품지급이 없어야 하지만 가맹점을 유치를 위해서 대형가맹점 본사에 추가 수수료 지급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다른 업체에게 계약을 일방적으로 뺏긴 셈”이라고 말했다. 미니스톱은 현재 지난 2011년 2월부터 ‘스마트로’, ‘퍼스트데이터코리아’와 새로 계약을 체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계약을 대가로 공공연하게 리베이트를 요구해왔던 미니스톱 본사는 “계약변경은 기존 거래처가 계약기간을 3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면서 계약조건 변경을 제시해 (나이스정보통신이) 응한 것”이라며 “계약당사자들의 배임혐의로 인해 계약을 해지했으나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고, 향후 계약 변경및 해지에 관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