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화] 진가신 감독 '러브레터'

어느날 우연히 찾아온 연애편지. 젊으나 늙으나 연애편지를 받아 본 사람은 행복하다. 욕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사랑한다」는 한마디 말. 폭발 직전의 연정을 구구절절한 사연에 담아 보는 이의 영혼을 훔치는 연애편지 한통.「첨밀밀」을 만들었던 진가신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러브레터」는 편지 한통이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몰고온 사랑의 폭풍(?)을 매우 유머스러하고 따뜻하게 그린 영화이다. 「당신 없이 혼자 잠드는 밤에도 난 당신의 것이다」고 속삭이는 연애편지 한통이 이혼녀 헬렌(케이트 캡쇼 분) 앞으로 날아온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헬렌은 점점 젊음이 사라져가는 여인. 중년이라는 고개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는 인생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받은 연애편지에는 다리를 휘청이게 만드는 마력이 숨어 있었으니. 하필이면 헬렌은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청년 쟈니(톰 에버릿 스콧 분)을 의심한다. 그런데 쟈니 역시 우연히 그 편지를 발견하곤 헬렌이 자기에게 보낸 편지가 아닌가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데. 헬렌의 친구 쟈넷(엘렌 드제너러스 분), 헬렌을 진정 사랑하는 소방소 직원 조지(톰 셀리 분),쟈니를 짝사랑하는 릴리안(블리스 대너 분)등 뉴잉글랜드 바닷가의 나른한 마을 로브롤리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온통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기묘한 경험을 공유한다. 진가신 감독의 「러브레터」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녹아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흐뭇하게 그렸다. 정이 넘치고 미소가 떠나지 않은 영화 「러브레터」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러일으키기 마련인 「오해」의 미덕을 보여준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고 있지는 않을까?』 또는 『내가 정말 그 젊은 총각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말일까?』 등등. 오해는 곧 사랑으로 이어지고 정체불명의 「러브레터」는 다시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드는데, 최후의 요상스럽고 야릇한 반전을 준비해놓았다. 「일 포스티노」의 영화 작곡가 루이 바칼로브가 탱고를 중심으로 감미롭고 흥겨운 음악을 선사한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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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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