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과의 경제통합을 위한 '실크로드기금'에 400억달러(약 43조7,400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이어 중국이 아시아 경제통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두 번째 베팅이다. 당초 블룸버그 등이 예상한 163억달러의 2배를 넘는 규모다.
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국 정상 초청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시 주석은 "실크로드기금을 통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주변 지역 국가들의 기초시설·자원개발·산업협력·금융협력 등 소통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융자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계획인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말하는 것으로 30억명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통합한 후 유럽까지 연장해 유라시아 경제통합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외신들은 중국이 실크로드기금 조성을 위해 출연하겠다고 밝힌 400억달러가 최근 출범을 공식화한 AIIB의 초기 자본금 500억달러보다 불과 100억달러 작은 규모인 만큼 차이나머니를 기반으로 한 중국 주도의 경제통합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