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수입차 중 잘 팔리는 편은 아니지만 특유의 감성을 접하고 나면 잊기 힘든 브랜드다. 높은 연비와 안전성 덕분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지만 대신 브랜드의 이미지는 다소 보수적이다.
이런 볼보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출시한 'S60 D2'를 시승해봤다.
우선 외부 디자인은 다소 침착하고 중후한 분위기다. 1세대 S60보다는 젊어졌지만 여전히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땐 나이가 들어 보인다. 이런 디자인은 젊은 느낌이 덜한 대신 시간이 흘러도 어색한 느낌이 덜하다는 게 장점이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천연가죽 시트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꼼짝 않고 세 시간 가량을 운전해도 허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내부 디자인 역시 전반적으로 중후하면서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의 각종 조작 버튼은 지금까지 타 본 차들 중에 가장 간결하고 편리하다는 느낌이다. 꼭 필요한 버튼만 큼직하게 배치돼 있어 금세 전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알루미늄 재질의 센터페시아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1~2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과거보다는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센터페시아의 엔터테인먼트ㆍ공조 버튼은 지금까지 봐 온 자동차들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배치돼 있지만 역시 금세 익숙해진다. 전반적으로 내부 디자인 역시 다소 중후하지만 냉ㆍ온풍의 방향을 사람 모양의 버튼을 눌러 조절하도록 돼 있는 등 재치 있는 디자인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주행 성능은 '패밀리 세단'으로 딱 적절한 정도다. 1,600cc의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으며 시속 120km까지 다소 느리게 도달하긴 하지만 단단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준다. 최대출력은 115마력, 최대 토크는 27.5㎏·m이다. 디젤 특유의 소음ㆍ진동이 덜해 피로도 적은 편이다.
연비는 훌륭하다. 복합 연비가 ℓ당 17.2㎞다. 이번 시승에서 연비를 신경쓰지 않고 총 7시간 가량 운전한 뒤 측정한 실연비는 ℓ당 15㎞대였다. 정차 중엔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가 브레이크를 놓으면 다시 시동이 걸리는 스톱앤스타트(Stop&Start) 기능도 이 같은 고연비에 기여한다.
안전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S60 D2에는 볼보의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 (City safety) Ⅱ'가 적용돼 있다. 시속 50㎞ 이하로 주행하는 상황에서 앞 차량의 급정거 등으로 추돌 위험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자동을 브레이크가 걸린다. '액티브 밴딩 라이트(Active Bending Lights)'도 갖췄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방향으로 따라 전조등이 최대 15˚까지 회전하는 기능이다. 덕분에 일반 전조등 보다 230%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S60 D2의 가격은 4,1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