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9일 미디어ㆍ광고 업계의 최대 현안이자 숙원이던 방송광고판매대행법(일명 미디어렙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우리 광고 시장은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ㆍ코바코)가 독점해온 방송광고판매대행 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됨으로써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과의 경쟁, 종합편성채널의 직접영업 등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종교방송 등 중소 방송사에 대한 법적 지원근거도 마련됐다.
방송광고 마케팅 인프라 등 확충
새 미디어렙법에 따라 코바코는 5월23일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민영 미디어렙이 새로 설립됐기 때문에 코바코는 KBSㆍMBCㆍEBS 등 공영방송사의 방송광고를 판매대행하고 SBS는 민영 미디어렙에서 방송광고를 판매대행하게 됐다. 새 법에 따라 코바코의 업무영역도 확대됐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광고 외에 케이블ㆍ위성ㆍIPTV 등 다양한 뉴미디어 방송광고까지 판매대행하게 된 것이다. 광고 표준화 및 효과 측정, 시청점유율 조사ㆍ검증, 방송통신광고산업 진흥 등 새로운 광고진흥 업무도 추가돼 방송광고 시스템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코바코는 지난 31년간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사기업으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다양하고 과학적인 공적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코바코가 공적 역할을 하는 공기업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업이다. 소비자행태조사(Media & Consumer Research),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미디어 믹스 방법론인 TEM(TV Effectriveness Measurement), 국내 광고 시장의 경기 변동을 파악할 수 있는 광고경기예측지수(KAI), 프로그램별 몰입도지수(Program Engagement Index) 등 마케팅 인프라와 고화질(HD)로 방송광고 소재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HD KODEX, 차세대 영업시스템(KABAnet) 등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그것이다.
코바코는 이와 같은 방송광고영업의 핵심 자산들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우리 광고업계의 공용 인프라로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HD KODEX는 현재의 방송용 광고물은 물론 인터넷ㆍ모바일 등 모든 광고물을 서비스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KODEX는 워터마크(water mark)를 도입, 광고주가 검색을 통해 자사 광고가 언제 어느 방송에서 얼마 동안 방영됐는가를 바로 알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세계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인프라라 할 수 있다.
틈새시장 개척·서비스 강화할 것
현재 어떤 분야든 국내 시장은 대부분 포화 상태다.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시장을 넓혀가야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글로벌 광고 시장에 틈새는 반드시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마케팅에 일조하는 역할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방송광고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광고 시장에 한류를 일으켜야 한다. 세계 유수의 광고가 국내 안방에도 선보이게 해야 한다. 그 일을 코바코가 앞장서서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마케팅 거버넌스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권역별로 특화된 지역 상품의 국내외 판매 촉진을 위해 공기업으로서의 지원 역할을 고민할 것이다.
스마트 시대, 미디어 컨버전스에 부응하는 광고 콘텐츠와 마케팅 솔루션 개발은 미래의 먹을거리 창출과 직결되는 문제다. 새롭게 출발한 코바코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부응하며 광고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선도적 역할을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