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입어 볼 수 없는 온라인 쇼핑 특성상, ‘평소 이 사이즈면 나한테 맞더라’는 생각만으로 실측 치수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선택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는 얘기다.
20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사이트에 소개된 LF·세정·신원·제일모직·코오롱FnC 등 주요 의류업체 5곳의 24개 브랜드 40가지 남·여성복의 사이즈 표기와 실제 치수를 조사한 결과, 특히 여성복의 경우 편차가 컸다.
이번 조사는 디자인 특성에 따른 변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기본 스타일의 셔츠(블라우스)·바지·스커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우선 사이즈 표기 방식을 보면 제일모직 빈폴, LF 헤지스, 세정 올리비아로렌·앤섬은 블라우스나 스커트의 크기를 KS규격대로 가슴둘레 ‘90’ 또는 허리둘레 ‘67’로 표시했다. 비슷한 크기의 제품을 제일모직 구호, 신원 베스띠벨리·SI·비키는 ‘55’로 소개했다. ‘55’ 표기 방식은 1981년 당시 20대 여성의 평균 신장(키 155cm) 등을 기준으로 만든 것으로, 현재 ‘KS의류치수규격’에 해당하지 않는 표기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관행으로 아직 ‘44·55·66’ 등을 계속 쓰고 있다.
코오롱FnC 커스텀멜로우·럭키슈에뜨 등은 ‘36(S)’, 수입품 LF 질스튜어트는 ‘00S’ 등의 표기법을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KS규격의 하나인 ‘S-M-L-XL’을 따른 것이지만, 다소 생소하게 변형된 호칭이다.
이처럼 사이즈 표기 방식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같은 표기의 사이즈라도 실측 치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업체의 다른 브랜드 베스티벨리, SI의 ‘55’ 셔츠 가슴둘레는 각각 86cm, 108cm로 22cm나 차이가 났다. ‘90’ 호칭 제품들끼리 비교해도 4~5cm 정도의 편차가 있었다. 스커트에서도 한 업체의 ‘55’ 호칭 제품의 실측 허리둘레(76.2㎝)는 ‘67’ 사이즈 표기 제품의 실측 허리둘레(69㎝)보다 7㎝이상 길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행 표기 ‘55’와 허리둘레 기준 KS표기 ‘67’가 비슷한 사이즈로 알려져있지만, 차이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LF 질슈트어트·헤지스의 일부 스커트의 경우 아예 실측 치수가 없었다는 게 컨슈머리서치의 주장이다.
이에 비해 남성 옷들은 대부분 ‘KS의류치수규격’에 맞춰 ‘가슴둘레 100’, ‘허리둘레 82’ 등 신체 치수 기준의 표기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의류업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브랜드마다 패션 콘셉트가 다르고 유행도 바뀌기 때문에 같은 사이즈라도 실측 치수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44·55·66 호칭의 경우 아직 이 표기에 더 익숙한 소비자들도 많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