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구촌 에볼라 비상] 사망자 사흘새 97명 늘어… 미국 치료제 조기 공급 검토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사흘 만에 1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통제 불능의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자국민의 에볼라 감염을 계기로 치료방법 및 백신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 질병당국이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켄트 브랜틀리(33) 박사에게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을 수혈한 것으로 알려져 그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브랜틀리 박사는 지난 2일 미국 이송 전 14세의 에볼라 생존자 소년의 혈장을 주입 받았으며 이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 20년도 더 된 이 '수혈' 요법은 에볼라와 싸워 이긴 항체를 보유한 생존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으로 1995년 콩고에서 에볼라로 245명이 사망했을 당시에도 해당 요법을 적용한 환자 8명 중 7명이 살아남아 무려 90%에 가까운 생존율을 기록했다.

브랜틀리 박사는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대학병원의 전염병 치료센터에서 격리 치료 중이며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또 다른 미국인 낸시 라이트볼(60)도 5일 귀국길에 올라 함께 격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초 안전성 이유 등으로 텍미라파마수티컬사의 에볼라 치료제 'TKM-에볼라'의 임상실험을 보류했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치료제 공급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미 국립보건원(NIH)이 초기 단계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실험판을 다음달 내놓고 올가을 임상실험에 쓸 수 있을지 효능 확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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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3일 ABC 등 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우리는 에볼라를 막을 수 있다"며 여론 진화 작업에 나섰다. 미국은 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자국의 에볼라 확산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는 주기니 대사관에 지난주부터 엄격한 방역격리를 선언하고 직원 전원에게 시내 외출 금지, 현지인과 접촉 금지 등 지시를 내렸다. 유럽연합(EU)은 에볼라 감염자 입국 가능성에 대비해 회원국에 대한 감염자 추적 및 격리치료 등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캐나다는 자국민에게 서아프리카 국가 여행 자제를 경고했다.

항공사들도 에볼라 발생 지역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리트항공은 기니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1일 발표했다. 앞서 나이지리아의 아리크 에어와 토고의 ASKY항공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항공편 운항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당장 에볼라의 직격탄을 맞은 기니ㆍ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에볼라 진원지를 격리 구역으로 설정하고 출입 통제에 나섰다. 하지만 라이베리아에서는 사망자 시신이 나흘간 거리에 방치되고 감염 공포로 의료진이 병원에서 철수하는 등 현지의 대응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28~30일 사흘 새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한 환자는 97명에 달해 올 들어 총 826명이 사망했다. 이 기간 감염자 수도 1,323명에서 1,440명으로 117명 증가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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