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7일 '신흥국에 타격 클 미국 출구전략, 한국의 방어벽은 높은 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위기 이후 한국은 외부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졌다"며 이처럼 밝혔다.
LG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한국의 주식·채권·기타투자 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순유입 자금 규모는 총 1,559억달러에 달한다. 현재 외국인 주식·채권 보유액은 각각 3,667억달러, 875억달러 규모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이 돈은 본국으로 돌아갈 확률이 커진다.
LG연구원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할 때 주식·채권 투자액의 3분의1과 단기 외채를 합쳐 총 2,737억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264억달러에 달하는데다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되는 외화까지 고려하면 대응능력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은 작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한국의 금융시장이 외부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축소된데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가 안전자산이 아닌 만큼 외국인 자금이 어느 정도는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1990년대, 2000년대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한국의 금융 시장에 단기 불안이 엄습했던 점에 비춰 대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가계부채나 기업부실 등 경제주체의 재무건전성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하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하고 기준금리보다는 미시적인 방법으로 채권시장 안정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