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ㆍ현물 대규모 동시 매도로 코스피 지수 24포인트 끌어내려 -펀드멘털 개선 추세는 여전해 조만간 증시 상승세 돌아설 듯 최근들어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로 원화 평가절상 압력이 커지자 외국인들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증시가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17포인트(1.17%) 하락한 2,045.5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 하락은 외국인들의 매도공세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4,810억원, 선물시장에서는 6,0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물시장에서는 이틀째, 선물시장에서는 닷새째 순매도 행진이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매도세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물가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단행하고 원화 절상도 용인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전날 4개월만에 3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에 나섰는데 국내에서도 물가불안이 심화되고 있어서 오는 11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강화될 경우 자연히 원화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주력인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이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날 증시에서 수출주인 자동차와 조선 등에 외국인 매도세가 몰리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도 급락했다. 삼성중공업이 6.38%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현대차(2.76%), 현대중공업(3.89%) 등 주력 수출기업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운수장비업종에서만 2,47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2%나 상승했는 데 이는 다른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이라면서 “당분간은 환율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0일 옵션만기를 앞두고 기관의 눈치보기까지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은 점도 증시에는 부담이 됐다. 이번 옵션만기에 정리가 필요한 물량 규모는 6,000억원 가량으로 매물 부담을 크지 않을 전망이나 환차익을 노리고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상과 옵션만기일 악재로 증시가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서 일시 조정을 거친 뒤 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미국 경제가 경제지표의 호전과 기업실적 개선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도 재정위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최근 긴축도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열기를 일부 식히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연기금과 기관은 이날 626억원, 4,628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면서 지수 급락을 저지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부진은 수급 측면의 영향이 큰데 외국인이 이머징마켓에서의 비중 조절에 나서면서 단기급등한 국내에서 차익실현 폭을 키우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외 펀더멘털 개선을 발판으로 증시도 결국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