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미국에서 배기가스량을 조작한 혐의로 대규모 리콜 명령을 받음에 따라 우리 정부도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고연비·친환경 디젤엔진”을 앞세워 올상반기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인데요. ‘시커먼 디젤왕국’의 속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잡니다.
[기자]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정부도 해당차종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폭스바겐은 디젤차량에 디핏 디바이스(Defeat Device)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인증은 20~30℃로 온도가 정해진 실내에서 이뤄집니다.
여기에 에어컨 정지, 120km/h 이내로 정해진 속도 조건에서 측정됩니다.
디핏디바이스는 이러한 일정조건을 인식해 ‘시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배기가스를 줄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기가스 배출량은 자동차의 연비나 출력과 반비례합니다.
폭스바겐은 디핏디바이스를 달아 연비와 출력을 유지하면서 시험실에서만 배기가스를 줄여왔던 것입니다.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실체가 없어 탑재 여부를 알아 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환경부가 시험실 밖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한 결과 기준치 40배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면서 들통이 났습니다.
폭스바겐은 미국에서만 48만2,000여대의 차량을 리콜해야 하고, 미 환경부는 약 21조원의 규모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우리 정부도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속임수를 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해당 차종에 대한 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중 배출 가스 조작과 관련된 차종은 골프와 제타, 아우디 A3등 총 3종으로 총 6,000여대가 팔려나갔습니다.
환경부는 대기보전법에 의거해 조사결과에 따라 리콜은 물론 차종당 최대 10억원, 총 4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의심의 눈초리는 다른 유럽 브랜드는 물론 국내업체로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준홍 연구사 /환경부 교통환경과
“정도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경유차도 전체적으로 그런(시험실과 실도로 테스트 결과가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고 국내도 마찬가지고요.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조사가 전체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청정하지 못한 실체가 밝혀지면서, ‘클린 디젤엔진’을 앞세워 국내에서 고속 성장을 이룬 다른 유럽 브랜드들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