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성장기업포럼] 강소기업 만들려면 R&D·인프라 지원 확 늘려라

■오찬 간담회<br>동반성장위 대통령 직속 전환, 과도한 규제 폐지 등 정책 건의<br>"인재·미래 성장동력 육성 심혈" 글로벌기업 위한 조언도 쏟아져

29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구로구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회 서경 성장기업포럼에 참석한 국가대표 중소ㆍ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이 '강소기업 파이팅' 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제1회 서경 성장기업포럼에서는 장암칼스ㆍKCㆍ광명전기ㆍKDCㆍ상보ㆍ원기업 등 국내 대표적인 히든챔피언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중소ㆍ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임원 4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생생한 경영 이야기를 주고받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더구나 정부기관 관계자와 중소ㆍ중견기업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자리인 만큼 중소ㆍ중견기업인들의 소신 있는 진언도 쏟아졌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육성 인프라 부족 개선과 중견기업에 적용되는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 폐지,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기반 마련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특히 박주봉 KC 회장은 "이 같은 뜻깊은 자리를 계속 이어나가자"며 즉석에서 지속적인 CEO 모임을 제안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은 "독일이나 대만 등은 히든챔피언들의 매출액이 우리보다 훨씬 크다. 국내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의 중기 기반 마련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특히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자금이 매우 부족한 상황인데 정부에서는 말로만 중소기업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에 석ㆍ박사급 인재 채용은 필수인데 이를 위해 정부나 학계에 도움을 요청해도 그쪽에 대기업에서 왔거나 앞으로 대기업에 갈 예정인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앞에서만 고개를 끄덕이고 전혀 반영이 안 된다"며 "동반성장위원회의 경우도 현재 지식경제부에 속하다 보니 장ㆍ차관의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는데 대통령 직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명해 모뉴엘 전무는 "모뉴엘은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이었다가 올해부터 대기업으로 전환됐는데 160여개의 혜택이 사라지고 190여개의 규제가 새로 생겼다"며 "중소ㆍ중견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를 제대로 지탱하려면 이런 과도한 규제를 폐지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원길 안토니 대표는 "좋은 나라로 가는 조건에는 좋은 기업이 많아지는 것도 포함된다"며 "좋은 기업은 아낌없이 칭찬해주되 하청기업들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나쁜 기업들은 혼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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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지식경제부 중견기업국장은 "중소기업을 졸업한 기업에도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지경부 내 중견기업국이 6개월 전에 생겼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과거처럼 대ㆍ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중소ㆍ중견기업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것만으로도 좋은 성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앞으로 계속 커나가기 위해 스스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 역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상근 상보 회장은 "강한 기업으로 오래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인재 양성교육은 최소한 3년 정도 중기계획을 갖고 일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상보의 경우 내년부터 당장 기본 역량, 리더십 역량, 직무 역량 등 역량별 내외부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중소ㆍ중견기업의 경우 거리상의 제약 때문에 초청교육 등이 쉽지 않으므로 직무교육, 리더십교육 등은 내년 1월1일부터 사이버교육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중소ㆍ중견기업도 반드시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한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내수기업들은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글로벌 기업은 85%가 문제없다고 답한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 한 여성 CEO들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와 기업가의 자신감, 사회 전반의 관심 증대 등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펼쳤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이 잘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준비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조금만 더 자신감을 가지면 우리나라도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한경희생활과학도 몇 년 후 세계적인 소비재회사가 되겠다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바이오산업을 많은 사람들이 미래성장동력산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국내 바이오산업은 아직도 매우 약한 편"이라며 "바이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발전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되니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많은 관심ㆍ성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최근 중소기업계의 여러 노력에 대해 더욱 힘을 내자는 응원의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은 "최근 경제가 나빠지면서 중소기업들도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계의 입장도 많은 힘을 얻고 있고 불황조차 중소기업들이 극복해야 하는 숙명이므로 모두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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