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계 빚 4월에만 10조 늘었다

예금기관 대출 잔액 765조 넘어


가계 빚이 한 달 새 10조원 넘게 폭증했다.

한국은행은 예금취급기관(시중은행·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의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765조2,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증가폭은 2003년 10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후 가장 많다. 가계대출이 10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종전 최대 증가폭은 지난해 10월의 7조8,000억원이었다. 우리나라의 전체 가계 빚은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의 대출 등을 합해 구하며 3월 말 현재 1,099조3,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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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이 크게 불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단행된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완화, 한은의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여파다. 여기에 4월에는 봄 이사철까지 겹쳐 주택 거래량이 폭증, 가계 빚이 늘었다. 당국의 안심전환대출(연 2.63%) 출시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내려앉은 것도 증가세를 부추겼다.

세부적으로 보면 역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 4월 말 예금취급기관 주담대 잔액은 477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조원 불었다. 증가폭은 3월(4조원)의 2배이자 사상 최대다.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잔액도 287조4,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대출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4월 8조7,000억원 늘어난 53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도 229조1,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조원 불어났고 비수도권도 4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서울의 가계대출 잔액이 3조4,000억원 증가해 전지역 중 가장 많이 불었으며 경기도는 2조1,000억원 상승했다. 이외에 부산과 대구가 각각 6,000억원씩 늘어나 뒤를 이었으며 경남도 5,000억원이 증가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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