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건강한 물' 풍족한 나라

수돗물 품질관리 불구 불신 여전

오염원 제거 고도정수체계 갖춰야

권형준 K-water교육원장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 만물은 물로 이뤄져 있다"고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 인류에게 물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특히 좋은 물은 사람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으뜸가는 조건 가운데 하나다.

사람의 몸은 어른은 약 70%, 갓난아기는 90% 정도가 물로 이뤄져 있는데 언젠가부터 생각지도 않던 만성적인 탈수현상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단다. 특히 어린 학생과 청소년들의 만성적인 탈수현상이 심한데 수돗물 마시기를 꺼려 물 대신 탄산·이온음료 등을 많이 마시는 게 한 원인이란다.


물 맑고 깨끗하기로 소문난 나라, 세계 최고수준의 현대문명을 구가하는 대한민국에서 물 때문에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은 물은 분명 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의 장래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정말 우리 곁에는 좋은 물이 드물고 좋은 물을 마시기가 어려운 걸까.

우리는 그동안 다목적댐과 광역상수도를 건설하고 관리하면서 물의 수요 증가와 물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 가정·산업단지·농어촌 등 대부분 지역에서 충분한 물을 편리하게 마시고 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수돗물을 마음 놓고 마시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품질관리에 철저한 '깨끗한 물'이지만 소독냄새·녹물 등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가시지 않고 있으며 만족도와 음용률은 극히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넘어 '건강한 물', 즉 인체 건강에 유익한 물을 공급하고 이를 위한 스마트 물 관리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건강한 물은 안전하고 깨끗하면서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을 균형 있게 포함한 물을 말한다. 냄새가 없고 물속에 충분한 양의 산소가 녹아 있어 마실 때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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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건강한 물을 어떻게 공급해나갈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생산하고 옮기고 물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과정에 걸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맨 먼저 깨끗하고 질 좋은 상수원을 확보해야 한다. 상수원에 오염물질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각종 오염과 녹조의 원인인 영양염류를 만들어내는 축산시설이나 비료·농약·하수·폐수 등에 대한 한층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아파트 저수조나 가정의 수도관, 수도꼭지 등을 더욱 깨끗하게 관리해야만 한다. 고도정수처리를 도입하고 매년 발생하다시피 하는 녹조현상의 해결도 중요하다. 몇 년 전부터 조류독감(AI)으로 도살 처분돼 땅에 묻히는 닭이나 오리 등도 지하수와 식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매립쓰레기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또한 필요 시설을 늘리기 위한 재정을 대폭 확충해야 하고 물값도 적정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물의 충분하고 편리한 음용은 국민 물 복지의 실현과 참 선진국의 바탕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어려움 역시 없지 않을 것이지만 이는 곧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결정짓는 너무도 중요한 일인 만큼,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하겠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형준 K-water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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