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작된 서울대병원 노조의 파업이 3일로 2주째를 맞았다. 병원 측과 노조가 줄다리기 벌여 파업이 장기화되는 사이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일과 2일 찾은 병원 곳곳에서는 환자들의 불만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내과계에 입원중인 B씨는 "파업을 한다는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병원이나 노조나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자보만 붙여 놓았을 뿐 누구 하나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에게 제대로 된 상황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원환자의 보호자 C씨는 "노조 조합원들이 병실에 올라와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서명을 받으면서도 왜 파업을 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 D씨도 "간호사들에게 파업에 대해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뿐"이라며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파업을 지지하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표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환자 E씨는 "노조가 주장하는 환아 식사 직영화나 진료 시간 연장 등에 동의한다"면서도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 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긴 하다"고 말했다.
보호자 F씨는 "외래 환자는 병원의 선택권이 있지만 입원 환자는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병원을 옮기고 싶어도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많은 검사들을 할 것이 걱정돼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간병인 G씨는 "(담당 환자가) 매일 같은 시간에 재활치료를 받았는데 파업 이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로 불규칙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며 "병원은 파업에 참가하는 인원이 적어 진료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재활의학과 등의 분야는 규정된 필수유지율이 0%여서 전체 조합원의 파업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해당 분야의 조합원들은 환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이틀에 하루만 파업에 참여하는 모양새다. 이 밖에 환자 식사와 관련된 분야의 조합원들도 주말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23일 이래로 단체교섭과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환자를 볼모로 한 파업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