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0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자매모델 갤럭시S6엣지를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다음 달로 예정됐던 전략 스마트폰 G4의 출시 시점을 이달 말로 앞당겨 삼성과의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삼성과 LG가 같은 달 대표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삼성이 먼저 갤럭시S 새 모델을 내놓으면 LG는 최소 두 달 뒤 G시리즈 모델을 내놓았었다.
LG가 G4의 출시 시점을 갤럭시S6와 겹치도록 한 것은 그만큼 G4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조준호 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은 지난달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새로 나온 경쟁사 제품(갤럭시S6)도 훌륭하지만 우리 제품(G4)도 그에 못지않다”면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해 애플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안간 아이폰6의 인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상태지만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쟁에 삼성과 LG가 동시 출격하면서 애플의 기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6번째 갤럭시S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에 내주고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인도 업체의 맹공에 시달리며 시장 판매 점유율이 곤두박질쳤다. 앞서 출시한 갤럭시S5의 흥행 부진은 지난해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삼성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갔다. 개발 프로젝트 이름도 ‘제로(Zero)’였다. 원점으로 돌아가 시작하겠다는 의지였다.
스마트워치 선도업체이면서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새 스마트워치를 내놓지 않고 ‘갤럭시S6 언팩(공개) 행사’에만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당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공개하면서 “삼성이 만든 제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바람대로 업계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고 전 세계 거래처의 선주문이 잇따랐다. 갤럭시S시리즈로는 첫해 최다 판매량을 냈던 갤럭시S4(4,500만대)보다 많은 5,000만대가 올해 팔릴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의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9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공개행사를 열고 10일 전 세계 주요 국가에 두 모델을 출시한다.
LG전자는 오는 29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G4를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출시한다.
주목할 것은 LG가 삼성의 갤럭시S6에 맞불을 놓는 정공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LG는 자사 대표 스마트폰 모델인 G시리즈의 출시 시점을 보통 삼성의 갤럭시S보다 몇달 늦게 잡아왔다. 작년만 해도 LG는 G3의 출시 시점은 5월로 갤럭시S5보다 두 달 늦었다.
이는 LG가 그만큼 G4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G시리즈 때보다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와 맞대결을 펼쳐도 될 만큼의 수려한 디자인과 사양을 갖췄다는 자신감이다.
LG전자는 갤럭시S6에 맞서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G4 마케팅에 들어갔다.
예정된 체험 행사를 비롯해 각종 마케팅 프로젝트 규모는 전작 G3보다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미 지난 7일부터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G4의 주요 면모를 맛보기 형태로 보여줬다.
G4는 천연가죽 소재의 후면 커버와 함께 대표 모델인 G시리즈에는 처음으로 커브드(휜) 화면을 적용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이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에 천연가죽이 소재로 이용된 것은 G4가 처음이다.
조준호 사장은 지난달 MWC 기자회견장에서 “지금 메탈 소재는 굉장히 보편화 돼 있다. 그냥 메탈로는 묻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혀 G4에 신소재를 도입한 것을 시사한 바 있다.
G4의 화면 곡률(휨 정도)는 지난달 MWC에서 공개한 보급형 커브드 스마트폰 모델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출시한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2’보다는 다소 곡률을 완화한 것으로, 평면에 가까운 곡면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는 G플렉스2의 강한 곡률이 다소 실험적이라는 업계 반응을 순순히 받아들여 G4에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LG전자는 G4를 앞세워 글로벌 판매 매출액 점유율에서 ‘의미있는 3등’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3위에 안주하지 않고 매출액 1∼2위 업체인 애플, 삼성과의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LG는 애플(37.6%), 삼성(25.1%)에 이어 3위(4.3%)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4∼5위인 화웨이와 소니와의 점유율 차는 1% 포인트도 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G4가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S6에 맞서 얼마나 활약할지 기대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 제조사 삼성과 LG 프리미엄폰의 동시 출격으로 애플의 아이폰 열풍이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