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조흥은행은 충북-강원-현대종금과의 4자간 합병을 9개월여 만에 마무리짓고 총자산 60조5,923억원, 자본금 3조1,201억원(정부지원 예상액 포함)의 국내 3위 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조흥은 옛 강원은행을 강원본부로, 현대종금은 종금사업본부로 각각 개편, 영업망은 물론 업무영역까지 확대하게 됐다. 조흥은 특히 종금사업본부를 통해 기업간 인수·합병(M&A) 알선 등 투자은행 업무와 행내 배드뱅크, 수수료업무, 현대종금의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업무 등을 활성화해 합병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방침이다.
조흥은 또 합병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전산통합과 노조통합을 이미 마치고 조흥-강원은행 인력을 45%까지 교차 배치하는 등 합병은행의 화학적 결합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합병 조흥은행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초미의 관심사는 다음달로 예정된 해외 DR 발행. 증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10억달러의 DR를 제값에 발행할 수 있을지가 올해 은행경영상 최대의 관건이다. 특히 한빛이 지난달 10억달러의 DR를 발행한 후 주가가 폭락, 해외 투자가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이달 중 외환은행도 10억달러의 해외 DR를 발행하는 등 국내 은행에서 쏟아지는 물량이 상당액에 달해 조흥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과제는 정부와의 양해각서(MOU) 이행. 조흥은 현재 충북·강원은행과의 합병을 계기로 기존 MOU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정부측과 협의하고 있다. 합병으로 은행 모습이 달라진데다 대우사태와 미래상환능력(FLC) 기준 자산건전성 재분류 등의 요인으로 각종 지표의 목표치가 바뀔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미뤄온 본점 이전문제도 매듭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협의를 거친 수정 MOU에 은행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여부에 따라 은행의 앞날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흥은 지난 1월 정부로부터 2조1,123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으면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유지, 2000년 말까지 자기자본수익률(ROE) 15%, 총자산수익률(ROA) 1% 달성, 본점 이전 등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으나 이제 합병을 계기로 MOU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
한편 조흥은 합병 과정에서 옛 충북은행에 대해 2,123억원, 강원에 대해 약 4,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정부로부터 수혈받을 예정이어서 조흥에 지원되는 정부 자금은 총 2조7,8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