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주가·채권 동반강세 이유는 갈팡질팡 경제지표에 투자자 입맛대로 베팅

S&P 500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10년물 국채수익률 0.02%P 하락

지표 호조 - 부진 반복에 시장 혼란 투자자들은 유리한 측면으로 해석 '가격 반대로 움직인다' 통념 깨져


올 들어 미국 주가와 채권 가격이 예상 밖의 동반강세를 보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미 경기 회복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여파로 시중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대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나흘째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과 서비스, 소비심리, 주택 등 미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전거래일의 2.53%에서 2.51%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주식과 채권 가격은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통념이 깨진 것이다. 물론 이날 국채 가격 상승은 월말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매수세 유입이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10년물 국채금리가 올 1월 3.0% 정도에서 5월 들어 2.5% 안팎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일회성 요인이라고만 하기도 힘들다.

더구나 시중자금은 주식보다 채권으로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다.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에 따르면 올 들어 채권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855억2,000만달러로 주식펀드에 들어온 자금 459억8,000만달러의 거의 2배의 달한다. 채권펀드 수익률도 10.6%로 199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자산 시장이 혼란스러운 흐름을 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미지근한 미 경기 회복세 때문이다. 시중에 천문학적인 돈이 풀린 가운데 경기지표가 호조와 부진을 반복하자 시장이 유리한 측면으로만 해석해 각각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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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지표의 경우 고용과 주택경기는 개선된 반면 소매판매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내구재 주문은 전달보다 39.3%나 급증하며 2012년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방산 부문을 뺀 자본재 주문은 오히려 1.2% 감소해 본격적인 회복세를 장담하기 이른 상황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6일 "디플레이션 위험이 감소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올해 성장률이 3%의 증가율을 보이겠지만 급격한 고용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데도 시중에 넘치는 자금으로 주식과 채권의 동반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UBS파이낸셜서비스 이사인 아트 캐신은 "S&P500지수가 1,910~1,930선에 걸쳐 있는 작은 저지선을 뚫으면 사상 최고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 가격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가들이 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임금상승 지연과 인플레이션율 둔화, 테이퍼링 이후 성장정체 등으로 연준이 기준금리 정상화 시점을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내년과 2016년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평균 전망치는 각각 0.63%, 1.64%에 그쳤다. 이는 올 3월 연방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평균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dot plot)에서 나타난 1%, 2.25%보다 더 낮은 수치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가펜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의사결정 권한이 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고용이나 주택 시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옐런의 금리전망은 점도표 중간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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