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업계가 잇따라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도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수익성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어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포털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8월 선보인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스토리볼'은 하루 순방문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일부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유료화 전략을 택했음에도 개성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웹툰뿐만 아니라 문학, 여행, 건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스토리볼 출시에 앞서 다음은 먼저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웹툰과 웹소설 등의 콘텐츠를 연재 중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평가를 거친 콘텐츠에 한해 유료화를 도입했다.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향후 유료로 판매하더라도 기꺼이 이용자들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에는 온라인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수준 높은 콘텐츠와 다양한 소재를 앞세워 모바일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의 스토리볼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모으자 네이버는 이달 초 '네이버포스트'를 내놓고 맞불 작전에 나섰다. 네이버포스트는 기존 인터넷 블로그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용 편집기를 활용해 콘텐츠를 올리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콘텐츠로 탈바꿈한다.
네이버는 네이버포스트를 당분간 시범 서비스로 운영한 뒤 이르면 연말경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와 달리 유료화는 당장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콘텐츠 제작자에게 광고 수익을 나눠주는 방식을 채택해 이용자 확보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다음과 네이버가 잇따라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장 먼저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도 '카카오페이지'의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유료 콘텐츠 제작자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며 지난 4월 시작한 카카오페이지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자 대대적인 개편에 단행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우선 유료 콘텐츠 최저 구매가격을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내리고 절반으로 제한했던 무료 콘텐츠 비율도 제작자의 자율에 맡겼다. 카카오페이지는 그동안 소설과 만화를 제외하고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마땅히 없어 '전자책 전문 서비스'라는 지적을 받았다. 카카오는 기존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콘텐츠 결제 방식도 간소화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모바일 콘텐츠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려면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음원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유료화 사업모델이 성공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내놓느냐가 서비스의 성패를 가르는 척도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급하게 유료화 위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가는 이용자들의 거부감만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인터넷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는 무료라는 이용자들의 인식과 콘텐츠 불법 유통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김윤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지출을 하는 연령대는 30대와 10대"라며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얼마나 차별화해서 선보이느냐가 향후 모바일 콘텐츠 확산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