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적은 포르투갈은 16강에 진출하기 어렵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선 출전 32개국들의 성적을 경제적 관점에서 전망한 투자은행(IB)들의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한국시간) "미국 골드만삭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덴마크 단스케방크 등 월드컵 우승팀을 예상하는 IB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고서는 1인당 GDP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얼마나 있는지 등 축구와 별로 관계없을 것 같은 경기 외적인 요인까지 분석해 16강 진출팀, 우승팀 등을 점찍었다. '경제적인 펀더멘털이 누가 이길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논리. 문제는 분석 자체는 치밀해도 설득력이 낮은 관측도 다수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스케방크는 미국이 포르투갈을 누르고 16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는 미국의 1인당 GDP가 포르투갈보다 3만달러나 많기 때문.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 미국은 FIFA 랭킹 2·3위 독일·포르투갈이 버티고 있는 '죽음의 G조'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포르투갈에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고 같은 조 가나도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강호다.
골드만삭스는 '사이즈'를 중요시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처럼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가 네덜란드처럼 작고 인구가 많은 나라보다 축구를 잘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골드만삭스와 유니크레디트·단스케방크는 모두 브라질을 우승 '0순위'로 꼽았다. 축구에서 홈어드밴티지는 1골을 먼저 넣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 따랐다.
이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지난 1960년 이후 각국의 A매치(친선경기 제외) 결과를 '회귀분석' '푸아송분포' 등 복잡한 통계모델을 적용해 각국 우승 확률은 물론 16강부터 결승까지의 대진까지 예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49.1%, 8강행 확률은 11.9%다. 같은 H조인 러시아(64.5%), 벨기에(61.8%)의 16강 확률이 더 높아 한국은 조 2위까지 진출하는 16강에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다른 H조 국가인 알제리는 24.6%에 그쳤다. 1인당 GDP가 세계 30위권이고 인구밀도도 높은 한국은 IB들의 논리에 따르면 축구를 못할 수밖에 없는 나라인 셈이다. 우승확률은 0.1%. 0%인 일본보다는 나았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과 독일,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4강 대진을 예상했고 결승에서 브라질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시작된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적중률이 제법 높은 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영국의 메달 개수(65개)를 정확히 맞혔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 13개국을 맞혔다. 하지만 스페인의 우승은 맞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