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엔저 업은 일본 철강 3사 한중 경쟁사에 반격

신일철주금·JFE스틸·고베제강 인도·인니·중국에 공장 건설

공격적 해외 증산 나서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그동안 부진했던 일본 철강업계가 엔저와 인프라 수요 확대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나선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근 호조세로 돌아선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생산을 대폭 늘려 포스코제철 등 아시아 경쟁사들에 맞설 방침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일철주금·JFE스틸·고베제강 등 일본의 3대 철강사가 오는 2017년까지 아시아 내 자동차용 강판생산 능력을 연간 1,10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600톤에 불과했던 지난해 생산량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해 이들 3사의 일본 내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은 1,300만톤으로 계획대로라면 2017년께는 국내외 생산물량이 엇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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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신일철주금은 약 400억엔을 투자해 설립한 연 60만톤의 조강능력을 갖춘 인도 현지공장을 5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강판은 도요타와 스즈키 등 현지 공장에 공급된다. JFE스틸은 2016년 가동을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연산 40만톤 규모의 합작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다우스틸과 최종 협의를 벌이고 있다. 고베제강 역시 2016년 중국에서 안산강철집단과 손잡고 합작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일본 철강업계가 앞다퉈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는 것은 엔저를 바탕으로 경영상황이 호전돼 해외투자 여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일철주금이 지난 9일 발표한 1~3월 순이익은 500억엔으로 전년동기의 274억엔보다 80%가량 급증했다. 신일철주금은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기준으로도 순이익 2,428억엔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본 2위 업체인 JFE스틸은 1~3월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고베제강도 같은 기간 63억엔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엔저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해외 철강재 수입이 줄었다"며 "이로 인해 국내 철강업체들이 판매가격을 높게 유지해 실적호조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일본제철의 철강재 가격은 최근 평균 7% 상승했다. 게다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수출호조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 제품 판매증가에 기여했다. 2011년 대지진 이후 국내 인프라 재건 수요가 증가한 점도 건설용 철강재 수요견인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실적개선으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 제철사들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밀렸던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포스코가 최근 중국과 베트남·인도 등에서 현지 생산에 나선데다 중국 등 신흥국이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신흥국 철강제품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일본 철강업계는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는 "포스코 등 경쟁사에 대항하고 현지생산이 늘어나는 자동차업체들에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일본 철강업체들이 해외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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