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중국 증시를 보면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의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음을 비유한 말인데 1년여 만에 5,000포인트대로 올라서더니 한 달도 채 안 돼 3,000포인트선으로 주저앉은 현 상황과 어울린다. 투자자들은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중국 증시가 적절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중국 증시가 빠른 속도의 상승세를 재현하기는 힘들 것 같다. 중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다양한 증시 안정책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3,500포인트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만큼 향후 괴리를 축소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당분간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우선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내수와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가계의 소비 여력을 진작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증시를 부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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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중국 증시로 유입될 자금이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미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를 앞지르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도시화를 추구하고 있다. 도시인구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도시화에 따라 소득 수준이 오르게 되면 주식투자 여력도 확대될 것이다.

중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금리가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뜻과 같다. 앞으로 예금보다는 주식이나 펀드와 같은 고수익 자산에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금 및 보험 가입자 숫자가 증가하면서 중국 증시의 수급 여력을 확충시켜줄 것이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 제조 2025'라는 제조업 경쟁력 확보 전략을 수립했다. 중국판 '인더스트리 4.0'으로도 불리는 이번 정책을 통해 노동 집약적 제조업 국가에서 벗어나 미국·독일 등 선진제조업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하에 해외에서 활발하게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레노보가 IBM과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처럼 중국 기업이 미국 및 유럽에서 사업체를 사들이는 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및 기술 흡수를 통해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증시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의 부양 의지와 풍부한 수급 자원, 그리고 기업 경쟁력 제고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긴 안목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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