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그 만의 향기가 있듯 공간에도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기가 있다. '향기로 공간을 인테리어' 하는 각종 향초와 방향제 덕분이다. 이런 향기 산업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제2의 초콜릿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당찬 포부를 지닌 곳이 있다. 바로 국내 향초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아로마무역'이다. 이곳은 미국 향초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양키캔들'의 한국 공식수입원이다.
아로마무역은 2007년 초 양키캔들의 한국 공식수입계약을 체결한 이후 국내시장에 향초 문화를 본격적으로 전파했다. 양키캔들 브랜드로는 전세계 최초로 지난 2012년 11월부터 가맹(프랜차이즈)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140여 개 양키캔들 가맹점이 국내에서 영업 중이다.
서울 코엑스몰 내에는 직영 매장도 한 곳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안에 명동에도 직영점 추가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기대 이상 빠른 속도로 커가는 아로마무역의 가맹사업은 양키캔들 미국 본사도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본사가 다른 국가 매장에 제안을 할 정도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랜드마크빌딩 양키캔들 서울지부에서 임미숙(53·사진)아로마무역 대표를 만나 국내 향기산업 전망과 '향 문화 전파'에 대한 그의 남다른 포부를 가까이서 들어봤다.
임 대표는 2000년 초 국내에 아로마테라피 문화를 전파한 인물이다. 스파, 입욕제 등 유럽산 천연화장품 바디용품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했다. 그러던 중 늘 유럽 화장품 매장에 가면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던 향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미 들여온 바디용품 시장은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이에 추가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임 대표는 과감하게 향기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향초뿐 아니라 디퓨저, 다양한 방향제 등을 앞세우는 향기 산업은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힐링 트렌드와 맞아떨어질 것 같았다"며 "무엇보다 고객 타깃이 제한적이지 않고, 집들이·각종 기념일 등 선물 아이템으로 남녀노소 손쉽게 구매가 가능한 제품이라 '제2의 초콜릿 시장'으로 키울 수 있는 승산 있는 카드라 생각했다"고 했다.
임 대표의 생각은 주효했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매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여성과 더 어울릴법한 아이템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매장을 찾는 남성 고객이 전체의 30% 이상을 웃돌 정도로 고무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맹점 당 한 달 평균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 증가세와 맞물려 가맹점 창업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임 대표는 "인력과 시설투자비 등이 많이 드는 음식점·카페 등과 달리 간단하고 손쉬운 1인 창업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화장품과 달리 재고 부담이나 유통기한에 대한 걱정도 없어 전문 지식이 없는 초보자들도 매주 목요일 열리는 창업 설명회에 자주 찾아오곤 한다"고 말했다. 초반 대다수 예비 가맹점주들의 연령대는 40~50대였지만, 26세 최연소 가맹점주가 최근 탄생하는 등 창업 희망 연령대도 점차 더 낮아지고 있다.
임 대표는 지금까지 성장에 이어 또 다른 추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로마무역은 지난해 충북 충주시 1만7,200㎡ 규모의 대지에 물류기지와 제조 기반시설을 갖췄다. 사세를 키워 향후 이곳을 '양키캔들' 아시아 물류허브기지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단순히 양키캔들 본사의 완제품을 들여와 유통하는 장사꾼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며 "국내 향초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 하고 있는 만큼 그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에 조향 기술력을 뒷받침해 우리 것을 직접 만들고 향 문화를 좀 더 널리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임 대표는 최근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과 MOU(양해각서)체결로 업계 최초로 향 전문가 과정을 개설, 본사 직원과 전국 가맹점주들에게 수강료 50%를 지원하는 등 향 전문가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