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스타즈IR] 한화투자증권, "고객 중심 영업기본 지켜 불황 뚫을 것"

고객 자산 증대 등 새 평가지표로 지점별 성과급 지급

중장기용 '코어펀드' 운용… '임원주식보유제' 도입도


"고객을 위해 증권사가 있는 것이지 증권사를 위해 고객이 있는 게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증권업계는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한화투자증권(003530)이 되겠습니다"

주진형(사진) 한화투자증권대표는 지난 5월 CEO레터를 통해 "고객 중심으로 영업 방식을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이 변하고 있다. 주 대표가 한화투자증권 호의 조타실에 들어선지 만 10개월. 날로 쪼그라드는 거래대금, 늘어나는 펀드 환매 등 증권업황의 침체를 '고객 중심'이라는 기본 전략을 통해 정면돌파하는 쪽으로 선로를 정하고 한 단계씩 키(Key)를 돌려 방향을 잡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첫 번째 변화는 고객 수익률에 연동한 성과체제 개편이다. 이를 위해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영업직원 개별 성과급제를 없앴다. 대신 고객의 만족도와 고객 자산의 증대 정도,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새로운 평가지표로 지점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주 대표는 "증권사의 신뢰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가 고객은 돈을 잃는데 회사는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며 "그 근간에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잦은 주식매매를 유도하는 성과구조에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성과가 주식 회전율이 아닌 고객 수익률에 연동되도록 해 과도한 주식매매보다는 고객이 실질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영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주 대표의 복안이다.

관련기사



'코어 펀드' 제도를 도입한 것 역시 고객 성과 중시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펀드슈퍼마켓이 설립되면서 온라인을 통해 시중의 모든 펀드를 찾을 수 있지만 증권사는 고객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펀드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코어펀드 도입 배경이다. 즉 단기적인 성과나 유행에 현혹되어 펀드를 선택하는 것을 막고,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역량과 철학, 펀드운용 프로세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장기간 믿고 맡길 수 있는 펀드를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유행과 시류에 따라 인기를 얻는 상품이 아니라 한화투자증권이 잘 아는 상품을 팔겠다"면서 "투자성과를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운용 프로세스나 매니저 교체 등 구조적인 위험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을 폐지하고 판매 상품 종류를 줄이기로 하면서 당장의 성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몇 년 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으로써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투자증권이 고객만 보겠다고 선언한 것은 당장의 실적보다 생존이라는 더 큰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고객이 찾아오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의 변화 추진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증권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장기적 관점의 혁신을 단행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주주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직급에 따라 일정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퇴임할 때까지 보유하는 '임원주식보유제'를 도입했다. 최근 3년동안의 연평균 연봉 대비 대표이사는 150%, 본부장은 100%, 상무보 이상은 50%의 장내 자사주 매입을 최근 완료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매년 2월 결산 결과에 따라 임원주식보유 비중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단행한 구조조정의 효과로 실적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1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지난 2012년 559억원, 지난해 62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나타낸 것에서 올해 연간으로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인력의 20%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임직원의 연봉도 10% 삭감한 데 따라 비용 절감 효과가 크게 반영됐다"면서 "회사 몸집을 크게 줄이면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만큼 앞으로 고객 신뢰회복을 위한 정책들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