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여야 의원들과 서울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북측이 이명박 정부와 무조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되지 않아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 류 장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또 여야 의원들이 전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검토해 할 수 있는대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 참석자는 "건의된 내용 중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주 월요일(13일) 정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발표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신규투자를 돕기 위한 설비 반출 및 건축허가 신속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남한 체류 근로자를 위한 여가ㆍ체육ㆍ편의시설 설치 ▲통근버스 확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ㆍ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후 개성공단 제품의 한미 및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한국산 원산지 적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개성공단 방문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미 FTA와 한ㆍEU FTA에 따른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국회 남북관계특위 위원장은 "한ㆍEU FTA의 경우 올해 7월 이후 역외가공무역위원회를 개최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 원산지 인정을 한ㆍEU 당국 회의를 통해 관철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환 외통위원장도 "방북대표단 전체가 함께 확인하는 바"라고 확인함과 동시에 "한미 FTA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이날 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신규 투자를 위한 신속한 설비 반출 및 건축 허가 ▦북한 근로자 2만3,000여명 충원 ▦정부 차원에서 자금난 기업들의 금융문제 해결 지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김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남경필ㆍ구상찬ㆍ김성수ㆍ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 위원장과 김동철ㆍ박선숙 의원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국회의원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8월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방문해 개성공단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현지 기반시설을 시찰하는 한편 현대아산 개성사업소를 방문했다. 이후 남측 입주 기업 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생산현장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