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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막연한 중국 공포 버려야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중국 경제가 나빠지면 한국에도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요? 중국의 그림자금융이 위기를 불러오지 않을까요?" 최근 리서치를 담당하는 필자에게 수도 없이 날아드는 질문이다. 요즘 같아서는 주가가 빠져도 중국 때문이고 환율이 변동해도 위안화 약세 때문이고 중국 때문에 우리 경제도 위기에 빠질 것 같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중국의 영향이 커진 것이 사실이고 중국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성장률이 다소 하락하고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한번 이야기해보자. 정말 우려하는 것처럼 중국 경제가 금융위기로 간다면 일차적인 피해국은 중국이 가장 많은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미국일 것이다. 중국에서 유동성 부족이 온다면 약 4조달러의 외환 보유액 중 절반에 달하는 미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고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중국발 금융위기는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쉽지 않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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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과한 비유를 든 것은 중국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올 들어 중국의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고 설비투자·소매판매·산업생산까지 경제지표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중국 경제의 하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 경제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중국 정책당국은 한계기업에 대한 부도 처리나 경제구조 개혁을 지속하고 있다. 또 17일부터는 위안화의 환율 변동 폭을 확대함으로써 금융 개혁을 오히려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환율 수준과 관련된 정부 통제를 줄이고 시장에 더 큰 역할을 맡기기로 했으며 투자자들과 산업계는 더 대담한 조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성장 위주의 정책에서 이제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중국에서도 부실한 회사채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시장은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 우려하나 중국 정부는 차근차근 '마이웨이(my way)'를 밟는 느낌이다. 환율 변동 폭 확대 실시를 앞두고 위안화 약세가 진행된 것은 다분히 중국 정부의 의도가 들어 있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의 변화가 표면화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으며 투자자의 불안감도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변화가 중국 경제의 체질이 건강해지는 과정이라면 주가 조정은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중국은 7.5%의 성장을 재천명했다. 1·4분기의 경제지표가 부진하다면 역설적으로 정책 부양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에도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5%를 밑돌았을 때 7월부터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실시한 바가 있다. 지금은 중국의 변화를 큰 틀에서 받아들이고 오히려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활용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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