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으로 동반 퇴진한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 신한금융 3인방에 대해 적절한 시점이 되면 예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지난 6월30일 신한아트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신 전 사장, 이 전 행장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이 끝나면 적절한 예우를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최고경영자(CEO)가 퇴임하면 경영 관련 자문을 받기 위해서라도 '고문'으로 촉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한3인방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정이 있는 만큼 복잡한 문제가 정리된 뒤 판단해보겠다는 이야기다.
라 전 회장의 근황도 전했다. 한 회장은 "가끔 보기는 한다"면서 "운동과 여행을 하고 있고 해외도 일본 정도 갈 뿐 멀리는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사장이나 이 전 행장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거의 못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지주회사 회장을 '천왕'으로 부르는 데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 회장은 "금융 CEO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한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 받아야 한다"면서 "신한금융처럼 천왕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고위 관료 출신이나 정치권에 연줄이 닿아 있는 금융지주 회장 4명을 '4대 천왕'으로 빗대 부르고 있다.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딜은 어렵지만 작은 규모는 가능하다"면서 "1,000억~1,500억원 정도의 저축은행 가운데 수도권에 있는 것 하나 정도는 인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와 관련해서는 "사려고 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져 망설이게 되더라"라면서 "장래성이 밝아 고민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