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은 회사자금을 빼돌려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7일 새벽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소명이 이뤄졌고,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동국제강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장세욱(53)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동국제강은 합병 후 기존 대표이사인 장 회장과 남윤영 사장에 장 부회장이 가세하면서 3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장 부회장은 합병사의 일상 경영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을 해왔으며, 장 회장은 총수로서 주로 굵직한 경영 현안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장 회장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경영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장 회장이 진두지휘해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동국제강이 10년 넘게 추진해온 숙원 사업인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등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장 회장의 구속이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해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