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리크스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드-베르크 지음, 지식갤러리 펴냄)
초창기 2인자
"어산지, 박식하지만 점점 독재자로 변해" '현대판 파라오'로 지난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에 굴복해 전격 하야했다. 독재자를 밀어낸 숨은 공로자는 바로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이들이 폭로한 미국의 외교전문은 튀니지 정부의 부패상을 드러내 '재스민 혁명' 촉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열풍은 이집트로 번져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이르렀다. 호주 출신 해커인 줄리언 어산지는 언론의 자유와 정보검열의 반대를 주장해 왔다. 그는 2006년 위키리크스를 설립했고 관타나모 수용소, 스위스 최대 사설은행 율리우스베어은행, 영국국민당 등에 관한 정보를 비롯해 지난해 미 국무부 외교문서 25만여건을 공개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는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30년간 생산해 낸 특종을 능가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어산지를 선정했으며 급기야 위키리크스는 올해의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 위키리크스는 비밀없는 세상을 표방하지만 정작 그들의 실체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위키리크스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은 위키리크스의 초창기 멤버이자 3년간 2인자로 활약한 내부인물이 쓴 책이다. 활동 당시 그는 다니엘 슈미트라는 가명으로 불렸다. 어산지의 숨겨진 일화를 폭로한 저자는 "어산지는 극단적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지녔고 극단적으로 에너지가 넘친다. 극단적 과대망상이다"라고 회상했다. 박식하면서 독특한 견해를 갖고 있는 어산지가 점차 독재자로 변해가는 과정,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 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내부 불화로 위키리크스를 떠났고 자신이 보유한 비밀문서를 기반으로 위키리크스의 경쟁사이트인 오픈리스크를 개설했다. 1만3,800원.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마르셀 로젠바흐·홀거 슈타르크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獨 슈피겔誌 기자
"정부 정보독점 반대 새로운 권력투쟁 주체"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를 쓴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두 기자 역시 위키리크스를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 저자들은 어산지를 '정치운동가'라 부른다. 어산지와 위키리크스가 강대국 정부에 도전하며 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주체의 출현을 의미한다고 저자들은 판단했다. 어산지의 위키리크스가 문제삼는 것은 정보권력, 즉 정보의 독점적 소유의 문제다. 권력에 의해 진실이 은폐되거나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권력투쟁인 셈이다. 각국 정부의 정치적 통제권을 뺏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되 정보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 통제에는 반대한다. 무엇이 비밀에 부쳐져야 하는가를 함께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위키리크스는 새로운 정치주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 같은 양상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도 간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안보정책을 내세우며 행동의 불투명성을 증가시킨 정부들의 행동이 민주주의에 득이 될 리 없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와 어산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그가 비전를 품은 디지털 시대의 체 게바라인지, 극단적인 테러리스인지 그 답은 진지하게 지켜볼 일이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