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5년까지 광학현미경 시장의 글로벌 5대 브랜드로 성장해 일본과 독일 등 선발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계획입니다."
김현수(55ㆍ사진) 휴비츠 대표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광학현미경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한국도 1등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2015년에 광학현미경에서만 전체 매출액의 절반인 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비츠는 안광학 의료기기 전문업체로 국내 검안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전체 매출의 86%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역별 수출 비중은 유럽 38%, 국내 13%, 중국 10%, 중남미 10%, 미주 7%, 기타 22%로 고루 분포돼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크게 줄지 않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안경점이나 안과에서 볼 수 있는 검안기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광학현미경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게 휴비츠의 중장기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광학현미경은 일본의 올림푸스와 니콘, 독일의 라이카와 자이스 등 4개 회사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며 "나머지 30% 시장에서 수백개의 군소 회사들이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위 4개사의 브랜드 가치와 오랜 기간 이어져온 시장 독점 프리미엄으로 군소 업체들과의 상품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오랫동안 4개사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이 군소 시장을 이어왔다면 이제 휴비츠는 상위 4개 브랜드와 동등한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며 "2015년에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제는 광학현미경 글로벌 메이커가 4대가 아닌 (휴비츠를 포함한) 5대'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휴비츠는 우선 산업현장용 광학현미경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생물 바이오 시장으로도 점유율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광학현미경의 올해 첫 매출은 50억원으로 규모가 작지만 2015년에는 전체 예상 매출액(1,000억원)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도록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휴비츠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바로 중국이다. 휴비츠는 지난 2007년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상해 휴비츠를 설립했다. 고부가가치 하이엔드(high-end) 제품은 국내에서 중국으로 직수출하는 대신 기술 정교함이 덜한 미들엔드(middle-end) 제품은 상해 휴비츠에서 자체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은 고가인 외국 브랜드와 저가인 자국(중국) 브랜드 간 가격 차가 너무 커 시장이 양분화돼 있다"며 "소비자층이 다양하고 꾸준히 성장하는 중국 안광학 시장에서 중간층을 목표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고가와 저가 사이에 존재한 중간 시장을 공략하되 휴비츠의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질과 가격 경쟁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현재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ㆍ하얼빈ㆍ칭다오ㆍ난징 등 13개 직판 영업소를 세웠고 연말까지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국 내수시장은 안경을 껴야 하는 인구 수는 많은 반면 안경 착용자 수는 적은 편이라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는 검안기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하고 있지만 블루오션인 렌즈 가공기 쪽으로도 점차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53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해 휴비츠는 올해 205억원, 내년 261억원으로 실적이 매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안경 착용 인구 비중은 15%에 불과해 추가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중국 시장의 높은 성장에 따른 상해 휴비츠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신규 사업인 광학현미경에 대해서도 "광학현미경 시장은 국내 1,300억원, 전 세계 2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데 휴비츠는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안착 가능성 높다"며 "이미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에 초도 물량을 납품한 상태로 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하반기 이후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