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안부 책’ 대놓고 거절… 일본 눈치 보는 美정치인들

우리 정부가 발행한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책자를 미국 정치인들이 대놓고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노골적인 ‘일본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위안부 구술집 ‘들리나요’ 영문판의 미주 배포를 담당하는 미국 내 한인 사회적 기업 ‘미디어 조아’의 한지수 대표는 11일(현지시간) “들리나요 영문판을 배포·전달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미국 정치인들이 딱 잘라 책을 거절해 크게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보수적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는 아예 대놓고 들리나요 영문판을 거절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진보적 성향의 일부 민주당 의원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책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배우자가 한국인인 아시아계 연방 하원의원조차 “공인으로서 민간이 배포하는 책을 접수할 수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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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여성 인권 등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책을 적잖은 미국 정치인들이 거절하는 것은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면서 “아베의 연설을 앞두고 미국 여야 의원들이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한일 과거사 문제가 관심사로 대두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제작한 들리나요 영문판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일본 정부와 재계가 지원을 거부할 것을 미국 정치인들이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유엔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의 연설이 끝나면 상하원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하도록 일본 정부가 ‘사전 로비’까지 벌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따라서 자국 이익을 위해 이처럼 치열한 로비를 펼치는 일본 정부를 미국 정치인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에, 대학과 도서관, 시민·사회단체들은 들리나요 영문판을 전달받으면 빠짐없이 “소중한 역사적인 자료로 활용하겠다”,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대표는 덧붙였다.

한 교민은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 등을 놓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주목끌기용 일회성 행사로 다루는 경향이 짙지만, 일본은 자국의 실익을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로비를 벌인다”면서 “인권 문제인 위안부 관련 책자가 거부된다면 한국 외교의 실패라고 봐야 한다”고 힐난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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