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청산된 해외주식형 펀드 25개 중 19개가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신흥국 전반(8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4개), 대만(4개), 중국(2개), 브라질(1개) 순으로 청산된 펀드가 많았다.
올해 청산된 이머징펀드들은 대부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설정된 상품들이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뒤 많은 펀드들이 자투리펀드(운용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설정액이 50억원 미만)로 전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남아 있던 자금까지 회수했고 자산운용사들도 판매사와 협의해 본격적인 펀드 정리 작업에 나섰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이머징펀드에서 자금 빼고 있는데다 운용사들도 소규모 펀드를 운용하기 부담스러워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규모가 50억원에도 못 미치면 운용사도 크게 관심을 가질 수 없어 성과도 나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투리펀드의 경우 청산하는 것이 운용사나 투자자 모두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