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90원에 마감했다. 2011년 10월 4일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3개월 전인 5월 6일(1,086원)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가 9.5%나 내려갔다.
달러 가치가 오르고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달러 가치가 10% 높아지면 판매 중인 차 가격도 10% 올려 받아야 수익성이 보전되기 때문이다. 포드는 ‘토러스’, ‘익스플로러’, ‘머스탱’, 링컨은 ‘MKC’와 ‘MKS’, 크라이슬러는 ‘200C’ 및 지프 전 차종을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달러로 결제한 후 배로 실어와 국내에서 판매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미국 자동차 업체는 점유율이 낮은 편이라 가격을 쉽게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판매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라 더욱 난감해하고 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브랜드 판매량은 9,1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늘었다.
한 미국 브랜드 관계자는 “과거 3개월의 환율 흐름을 본 뒤 가격을 결정하고 계약해 그 가격으로 차를 들여온다”며 “환율이 움직이면 바로 가격을 그에 맞춰 즉각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미국에 공장을 둔 독일·일본 업체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혼다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수입사가 차 값에 환율 영향을 반영하지 않고 딜러사에게 가격 할인을 강요해 딜러사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 원화가 강세인 상황에서 판매를 늘려 기초 체력을 충분히 확보한 업체들이 많다”며 “다양한 환헤지 방안을 마련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