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자회사를 둔 상장사와 그렇지 못한 지주사들 간 주가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전문가들은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자회사를 보유한 CJ·모두투어(080160)·삼광글라스(005090)·일진홀딩스(015860)·코리아써키트(007810) 등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유가하락에 따라 정유·화학 관련 자회사들의 실적하락이 클 것으로 보이는 LG(003550)·SK(003600)·두산(000150) 등의 지주회사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광글라스는 연초 대비 이날까지 13.9%나 급등했다. CJ(12.8%), 모두투어(11.2%), 코리아써키트(10.83%), 일진홀딩스(9.5%) 등도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가하락으로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LG·SK·두산 등은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10월부터 동반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LG는 19.4%나 급락했고 SK(-8.75%), 한화(-10.2%), 두산(-5.7%)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CJ는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상장 자회사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다 CJ올리브영·CJ푸드빌 등 비상장 자회사들도 흑자전환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CJ의 비상장 자회사인 CJ푸드빌·CJ올리브영 등의 실적개선이 꾸준한 가운데 CJ시스템즈도 최근 3년 평균 30%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지주사인 CJ의 실적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보여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모두투어도 자회사의 실적개선 가능성에 따라 주가상승 여력이 커지고 있다. 모두투어의 자회사인 모두투어인터내셔널 등의 실적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연결영업이익이 50% 이상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등에 힘입어 모두투어의 대표 자회사인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은 물론 서울에서 호텔을 운영 중인 모두스테이, 호텔을 소유한 호텔리츠 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돼 모두투어의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보유한 LG·SK·두산 등의 지주사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하락한 LG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는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영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자회사인 LG화학의 실적 부진, 브랜드 로열티 동결로 LG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며 "LG의 주요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여 LG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SK 역시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유가하락 여파로 지난해 4·4분기에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망이 어둡다. 또 가스 전문업체인 SK E&S도 겨울이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전력시장가격(SMP) 하락으로 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하락이 멈추고 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정유·화학 관련 자회사를 둔 지주사들은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주사 투자 시 가장 먼저 유가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