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상대로 한 부동산 임대시장이 저금리 시대의 고수익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시중금리가 한자리수로 떨어져 연 7% 안팎에서 보합세를 계속하자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남동, 동빙고동, 방배동 등의 빌라를 사들여 임대료 수입으로 연 15% 이상의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주택임대는 2~3년치 월세를 선불로 받으면서도 전세와 달리 임대료를 되돌려줄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6~7년이면 집값도 건질 수 있다. 임대료를 잔금으로 처리, 매입자금 부담을 덜 수도 있다.
◇시장상황=용산구 이촌동에서 외국인임대아파트를 주로 중개하고 있는 서울부동산(사장 조현만)에는 최근 금리나 부동산 시세가 보합세를 이어감에 따라 수익률이 짭짤한 외국인 주택임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하루 20~30여명이 문의해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4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대개 3억~5억원 안팎의 여유자금을 운용하려는 사람들이다.
동빙고동 캐피탈호텔 건너편에서 16년 넘게 외국인 임대주택 중개·컨설팅업무를 해온 서울부동산컨설팅 권태홍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준공된 동빙고동, 한남동 일대 외국인 임대전용 빌라인 현대 이스트 빌, 클래식 타운하우스, 한남밸리하우스, 우광빌라 등 50여 가구의 분양·임대가 마무리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처럼 대대적인 분양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준공 뒤 분양·임대가 이뤄지는 특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인기를 끈 셈이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독일대사관 등 외국대사관들이 몰려 있는 동빙고동 외교단지 입구에 지은 현대 이스트 빌 97~106평형 8가구는 분양가가 11억5,000만~13억5,000만원이나 되는데도 모두 분양·임대됐다. 입주자는 대부분 다국적기업 등의 경영자들로 월 임대료만 1,000만~1,200만원에 이른다.
준공일이 이보다 늦었던 한남동 순천향병원 근처의 힐사이드 빌라 83~89평형 8가구(분양가 7억5,000만~8억원)를 분양 중인 정은주씨는 『현재 5가구가 분양·임대됐다』며 『2월 말부터 분양·임대문의를 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컨설팅업체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입지를 선정, 건설업체·지주 등과 연계해 빌라를 지은 뒤 분양·렌트를 주선하는 세일&리스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부동산컨설팅 정승섭 이사는 『지난해 12월 이후 준공된 50여 가구의 분양이 끝나감에 따라 한남동 유엔빌리지 근처 등에 40~70평형대 60가구 규모의 빌라트와 빌라를 신축, 내년 하반기에 분양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분양가·임대료= 외국인 전용빌라의 분양가격과 월 임대료는 분양면적 30평형대가 2억~2,5000만(월 200만~250만원선), 40~50평형대가 3억5,000만~5억(350만~450만원선), 60~80평형대가 5억~8억5,000만원(월 500만~850만원), 100평급 이상이 10억 이상(월 900만원 이상) 수준이다. 월 임대료는 대략 분양가격의 1% 수준. 같은 평형이라도 입지와 마감자재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심한 편이며 입주자의 주문사항을 반영한 뒤 임대료를 더 올려받기도 한다.
외국인 수요자층은 월임대료 1,000만원 이상이 다국적기업 지사장, 600만~800만원선은 임원급과 외교관, 200만~400만원선은 미군과 군속 등으로 차별화돼 있다.
빌라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아파트는 월임대료가 분양·매매가의 0.7~0.8% 수준이다. 캐피탈호텔 뒤편 청화아파트의 경우 35평형이 매매가 2억2,000만원에 월세 160만원, 47평형이 3억7,000만원에 월 230만원, 58평형이 4억7,000만원에 월 330만원 안팎이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