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군부를 어찌할꼬…

부정부패 만연 불구 영향력 막강<br>자칫 칼 뺏다가는 역풍 맞을 수도

시진핑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15일(현지시간) 후진타오 국가주석으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까지 이어받고 "당 간부들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공산당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복마전인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해서는 시 총서기도 힘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군부의 부정부패는 특정한 인물을 꼽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만연해 있다. 지난 1월 뇌물수뢰 및 불법 토지거래 혐의로 면직된 구쥔산 전 부부장(중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 중장의 수뢰액수는 수억위안에 달해 역대최고 규모이며 이 돈으로 수백 채의 집을 지인들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총서기는 평소 "곰발바닥과 생선을 모두 얻을 수는 없다"며 관료들이 권력을 이용해 축재하는 일을 경계해왔기 때문에 군을 장악하는 대로 부패척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더구나 공산당은 군 현대화 작업으로 군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부패의 강도도 세질 것으로 우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최고권력인 시진핑도 군은 마음대로 주무르기 어려운 조직이다.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 전 주석의 말처럼 군부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원로이자 '게릴라 영웅'인 아버지 시중쉰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군에서 잔뼈가 굵은 시진핑은 군부의 신망을 받고 있지만 자칫 개혁의 칼을 빼들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이 일본ㆍ동남아 등지에서 영토갈등을 빚으면서 강한 군대를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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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군대개혁을 부르짖었던 류위안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이 중앙군사위 수뇌부에 진입하지 못한 것도 군내 반부패 투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류 위원은 올해 초 한 연설에서 "군부패와 사생결단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와 별개로 시진핑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올해 59세인 시진핑은 30년 만에 최연소로 중앙군사위 주석직에 올랐다"고 지적하면서 "반면 군사위 멤버들은 예전보다 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보도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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