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마 회장은 전날 10억홍콩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홍콩 청년창업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 회장이 정부와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알리바바가 홍콩증시 상장을 철회하고 뉴욕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여론이 악화된데다 최근 홍콩 민주화시위의 근본 원인이 청년 일자리 부족이라는 분석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가려운 곳을 적당히 긁어준 셈이다.
지난달 28일 중국 국가공상총국(SAIC)의 알리바바 행정지도 백서 공개를 시작으로 불붙은 SAIC와 알리바바 간 갈등은 초반에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에 등록된 37.25% 외에 나머지는 위조제품이라는 조사 결과에 대해 알리바바는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류홍량 온라인감독사 사장(국장급)을 제소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대형 로펌들이 알리바바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과 실적부진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하락하자 30일 마 회장이 직접 나서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길들이기가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마 회장의 갈등 봉합은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동안 지나치게 고압적이었던 공상총국에 경고를 보내는 한편 뉴욕증시에서 나올 수 있는 소송과정에서 알리바바가 중국 정부의 행정지도에 최대한 이의제기를 했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주주소송의 경우 회사가 소송 사안에 대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손해배상에 영향을 미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핵심이 중국 정부와 민간기업 간 관계설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나요우 ICBC인터내셔널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이번 갈등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