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2~3%가량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인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경우 상승할 가능성이 커져 보험 업계에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지만 당초 예상과는 다른 성적표가 나온 셈이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지난해 상반기 워낙 높았던 탓에 착시가 있는데다 사고가 적은 봄철이라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각 손해보험사가 공개한 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르면 13개사 가운데 7개사의 손해율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손해율의 하락세는 온라인 전업사들에서 두드러졌다.
악사는 89.9%에서 75%로 무려 14.9%포인트가 떨어졌고 더케이는 84.2%에서 70%, 에르고다음은 80.9%에서 76.1%로 각각 낮아졌다. 대형 4개사의 경우 LIG손보을 빼고는 모두 올랐지만 상승폭은 대부분이 1%포인트대로 크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보험료 수입이 더 컸던 지난해 4월에 비해 손해율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기존 예상을 깨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양호한 손해율 추이가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전월(3월)과 손해율을 비교할 경우 13개사 가운데 3개사(23%)만이 낮아졌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통상 4월은 행락철이 이제 막 시작되는 시기라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나온 것 같다"며 "손해율이 지금 당장은 긍정적이라 해도 휴가철 등을 지나면 추세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초반만해도 자동차 보험료 할증 기준이 200만원까지 확대된 여파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손해율이 나빴고 이번 보험료 인하 효과도 시행 초기에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오는 8월은 돼야 된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손보사의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선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13개사 가운데 적정 손해율로 여겨지는 70~71%를 기록한 곳은 더케이(70%), 삼성화재(70.1%), 메리츠화재(71.6%) 등으로 고작 3개사에 불과했다. 다만 모든 업체의 손해율이 지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80%를 밑도는 등 하향 수렴 추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4월의 경우 손해율이 80%를 넘긴 곳은 4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