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흥시장 문제아 전락한 터키

부채급증·경상적자·장기집권

3대 결함 모두 지녀 위기 자초

한동안 '잘나가는' 신흥국의 대명사로 꼽혀온 터키가 신흥시장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안고 있는 '결함'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글로벌 거시부문 대표는 3일(현지시간)자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오늘날 터키는 신흥시장의 3대 취약점인 △부채급증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장기집권 등 세 가지 결함을 모두 갖고 있다며 신흥시장의 문제를 파악하려면 터키를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샤르마 대표에 따르면 2차대전 이후 주요 신흥국 가운데 민간신용이 연간 5% 이상씩 5년 넘게 지속적으로 늘어난 국가들은 종종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현재는 터키를 비롯해 브라질·태국·중국 등이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의 경상수지가 5년 이상 이어지는 것은 경기침체와 외환위기의 징조다. 샤르마 대표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이런 상태에 빠졌던 주요 신흥국 15개 가운데 11개국이 통화위기를 겪었으며 13개국은 이후 5년간 심각한 성장률 하락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5년째 5% 이상의 경상적자에 빠져 있는 터키의 성장률이 향후 5년간 3% 미만으로 반토막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에서 드러나는 신흥시장의 마지막 문제는 지난 수십년간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한 지도자들이 황금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정권을 놓지 않는 것이다. 터키를 비롯한 20대 신흥국 지도자들의 평균 집권기간은 2003년 이후 4년에서 8년으로 배가됐다고 샤르마는 지적했다. 2003년 집권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과감한 개혁으로 경제를 되살리는 높은 성과를 냈지만 무리한 장기집권과 연이어 터진 비리로 경제불안까지 겹치면서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샤르마 대표는 지난해 여름 이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정치인과 애널리스트들은 자본유출의 원인을 외국인에게 돌리고 있지만 신흥시장에서 가장 먼저 발을 빼는 것은 현지 정보에 밝은 내국인들이라고 지적했다. 터키 역시 현지인들이 리라화 예금을 달러화로 대거 바꿨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