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8월 21일] 현명한 의료보험 개혁 타협

파이낸셜타임스 8월 20일자

미 정부의 의료보험 개혁안에서 찬반 양측의 대립이 팽팽한 사안 중 하나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보험’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공보험이 민간보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일부 보수적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불만을 표시했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공공보험 도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의료보험 개혁의 심각한 후퇴로 판단하고 대통령이 공공보험을 포기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공공보험이 의료보험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 공공보험이 초기에는 의료보험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제대로 정착되면 민간보험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점이 바로 개혁 반대파들이 특히 공공보험을 반대하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공보험 추진을 위해 강경하면서도 온건한 입장을 취했다. 그가 민간보험의 투명성 확보를 강조한 것은 ‘민간보험사들은 날강도들’이라는 민주당의 당론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공공보험이 당국의 엄격한 규제하에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고 운영돼야 하며 보험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막강한 역량은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민주당의 오랜 염원인 ‘메디케어(노인계층 및 장애인 대상 정부 의료보험) 전국민 확대’를 관철시키려면 공공보험을 계속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공공보험 도입은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온건 진영에 괜한 방해만 돼 추진 노력이 중단될 수 있으며 본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공공보험 철회는 이를수록 좋을 것이다. 오마바 대통령은 공공보험을 철회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도 의료보험의 전반적 개혁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의견을 지지한다. 개혁의 찬반 진영이 합의를 이뤄야 보험사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비용의 상한을 설정하는 새로운 법안이 지지를 얻을 수 있고 모든 국민에게 저렴한 비용의 보험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위해 공공보험을 포기하면 결국 승리를 얻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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