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산공원 조성…남산·한강 연결땐 200만평 공원 탄생

서울 남북 녹지축 연결 교두보로 활용을…시민 참여 이끌어낼 시스템 구축도 절실


서울시 도시계획 업무에 오래 종사하거나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시민이면 누구나 한가지 열망하는 꿈이 있다. 서울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녹지공간을 하나로 연결해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 녹지공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산과 남산ㆍ관악산이 서울을 감싸고 있고 수량이 넘쳐나는 한강이 숨막힐 듯한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공간이 섬처럼 고립돼 시민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휴일에 한강둔치에 한번 나갈라치면 ‘개구멍(또는 토끼굴)’이 어딘지부터 우선 알아봐야 한다. 다행히 최근 청계천이 복원되고 서울숲이 살아났다. 서울을 생명이 넘쳐나는 자연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이제 용산공원 건립을 계기로 이들 녹지공간을 하나로 묶어 도심 속 ‘생명의 길(Green Ways)’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기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용산공원은 서울의 남북 녹지축을 연결하고 시민들이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공원을 확보하는 교두보가 돼야 한다”며 “특히 심리적ㆍ물리적ㆍ시각적으로 차단된 한강을 용산공원과 기능적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우선 청계천과 남산ㆍ용산공원ㆍ한강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 경우 한강시민공원 15만평, 남산 89만평 등을 합쳐 200만평 이상의 대규모 공원이 탄생하게 된다. 서울시가 이미 청계천↔남산, 남산↔용산공원을 연결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으니 용산공원과 한강을 연결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용산공원 남쪽에는 국철을 따라 이촌역과 서빙고역이 있고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는데다 강변북로까지 지나고 있어 녹지 연결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촌역과 서빙고역 사이에 한강과 연결되는 두개의 녹도(綠道)를 내고 ▦강변북로에 ‘덮개 공원’을 조성해 지하화함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오히려 이 경우 복개한 만큼의 높이 때문에 우천시 방재 역할이 강화되고 자동차 소음이 사라져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녹도 조성에 필요한 부지를 내놓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용산공원의 도심 생태공원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시설계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일상적으로 이끌어내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나 교수 등 소수 전문가들만의 구상이 아니라 보통 시민들의 폭 넓은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여개 환경ㆍ시민단체 모임인 용산생태공원화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밴쿠버의 스탠리파크 등은 설계 때부터 시민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온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리도 민간 건설업자들의 주택전시관만 지을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 시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공원설계 전시관부터 당장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공원을 통해 남산과 한강이 연결되면 서울 도심의 숲과 하천들이 하나로 묶여 통합적인 도시생태 네트워크가 구축돼 시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사진은 김기호 서울대 교수가 구상한 ‘남산↔용산공원↔한강’ 연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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