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br>연구개발·브랜드·디자인등 핵심역량 분야 투자 늘리기로
| 남용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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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다. 매출도 49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기준 LG전자의 보유 현금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액수가 됐다.
이 같은 실적호전의 일등 공신은 휴대폰 부문이었다. 지난해 휴대폰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휴대폰이 전체 영업이익에 기여한 비중은 75%에 달한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블랙라벨 시리즈’ 2탄인 샤인폰은 지난해 11월 누적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06년 10월 한국에 첫 출시를 시작한 지 2년 만이며 1탄인 초콜릿폰에 이어 두 번째 ‘텐 밀리언 셀러’다. 초콜릿폰도 한국시장에서 ‘밀리언 셀러’의 아성을 넘기도 했다.
TV와 가전 등 LG전자가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업부문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LG전자의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2007년 4,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엔 406억원의 흑자를 냈다. 미국 경기 침체에도 이곳에서 드럼세탁기 1위를 지키는 등 가전 마케팅도 성공적이란 게 이 회사의 평가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실을 다지면서 시장지배력 강화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악화되는 사업환경에도 불구, 연구개발(R&D), 브랜드, 디자인 등 핵심역량 분야 투자는 전년대비 확대할 계획이다.
어려운 시기에 무리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기보다 경기침체에 침착히 대응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것이 올해 LG전자 사업계획의 핵심이다. LG전자는 또 운전자본 관리 강화로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경기침체가 지속돼 글로벌 가전시장이 5% 가량 역성장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을 주력으로 키우는 동시에 전체적인 구매력 감소로 인해 늘어나는 합리적인 구매층을 겨냥해 가격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미국, 유럽시장의 경우 전체 시장은 줄어들지만 드럼세탁기 프리미엄 냉장고 오븐 등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동, 중남미, CIS 지역은 현지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매출 확대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특히 생활가전 분야 경쟁사인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각각 미국, 유럽 비중 높아 사업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만 LG전자는 지역별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유리하다. 휴대폰에 시장도 불황의 타격을 받고 있어 LG전자는 기존 30%를 유지해 오던 성장세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무리한 목표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삼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두 자릿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불황의 영향에 따라 2009년은 판매 수량 확대를 위한 기본 체력을 다지는 시기로 삼고,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2010년 이후 중남미, 아시아, 중동ㆍ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본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또, 제품 측면에서는 ‘S클래스 UI’를 적용한 멀티미디어폰, 800만 화소 카메라폰, 프라다폰 등 프리미엄 제품과 터치폰, 10여종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 TV 판매에 주력해 1,800만대를 판매, 명실상부한 TV 업계 2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강신익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은 “철저한 고객 연구를 통한 제품 차별화에 경쟁사보다 빠른 실행력을 더해 경기 침체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디지털TV와 홈씨어터, TV 컨텐츠와 블루레이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묶어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