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3일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해상크레인과 유조선 측에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선박충돌 및 기름유출 방지 의무를 게을리한 ‘해양오염방지법’ 위반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업무상과실 선박파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다시 정하도록 한 것이다.
대법원은 “예인선 측이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사고와 기름유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삼성중공업 측의 해상오염방지법 및 선원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측에 대해서도 “충돌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고 이후 기름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며 해상오염방지법 위반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그러나 “양측 선박 간 충돌로 유조선의 기름탱크가 파손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형법상 선박의 ‘파괴’에 해당할 정도의 손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업무상과실선박파괴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삼성중공업 측 해상크레인 예인선단 선장 조모(징역 2년 6월에 벌금 200만원)씨와 김모(징역 8월)씨,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장 차울라(금고 1년 6월에 벌금 2,000만원)씨와 1등 항해사 체탄시암(금고 8월에 벌금 1,000만원)씨에 대한 형량을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해상오염방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된 삼성중공업과 허베이스피리트선박 주식회사에 각각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은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