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21일 국내 증시에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7포인트(0.30%) 오른 1,981.19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1,099억원을 순매도하며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지난주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며 역대 최고 등급을 준 것이 외국인의 수급 패턴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진 상황에서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됨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국제유가 하락세 등 수요부진과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한국 주식시장의 단기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무디스가 4차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뒤 각각 30일 동안 외국인의 동향을 살펴보면 △순매도 6조2,550억원 △순매도 1조6,880억원 △순매수 2조9,440억원 △순매수 5조6,230억원으로 나타났다. 순매수가 3차례로 많았지만 각각의 경제여건이 달랐다는 점에서 패턴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코스피지수도 -2.3~3.9%로 등락이 엇갈렸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는 신용등급 상향조정보다는 대외 이벤트에 보다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외국인 자금의 이탈 속도 둔화와 신흥국 내 안전처로서의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