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잃은 시내면세점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논란이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빼앗긴 직원들의 하소연이 남의 일이 아니다. 5년짜리 면세점에 앞으로 누가 신규투자를 하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면 면허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늘리면 해결될까. 사업권심사가 아니라 경쟁입찰을 하거나 혹은 희망업체에 모두 허용해도 되지 않나. 하지만 면세점 제도는 보다 길고 넓게 봐야 한다.
한국의 면세점 시스템은 글로벌스탠더드가 아니다. '면세(duty free)'라는 개념은 16세기 유럽에서 배 안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선원들에게 술을 판매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현대적인 면세점은 1947년 아일랜드 섀넌공항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유럽과 미국을 오가던 비행기들이 이 공항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 사업가가 특허를 받아 면세점을 시작했다. 이후 면세점은 각국 공항에서 인기를 끌었고 규모도 커졌다.
서구의 면세점들이 자생적이라면 한국은 국가주도다. 국내 첫 면세점은 1962년 문을 연 김포공항 면세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했다. 목표는 '관광입국'의 기치 아래 외화 획득이었다. 같은 이유로 시내면세점도 생겼다. 시내면세점은 1974년 서울에서 첫선을 보인 후 1980년대 급증했다. 당시 폭발적이었던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유통산업 자체가 발달한 선진국에는 시내면세점이 드물다. 특혜 시비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아예 없다.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비교 대상으로 삼는 시내면세점 제도는 대개 홍콩이나 마카오·싱가포르 등이다. 모두 도시국가들이다. 중국은 하이난다오라는 섬에 특구를 지정해 허가했을 뿐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몰려 있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시내면세점은 경기변화를 많이 탄다. 선정과정도 다른데 일반적으로 공항면세점은 완전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많은 돈을 내는 사업자를 선정한다. 인천공항도 마찬가지다. 반면 시내면세점은 정부가 사업권심사를 해서 면허를 준다. 경쟁입찰과 달리 정부심사는 예측불가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을 이유로 서울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었다. 현재 6개인데 내년 초면 9개로 늘어난다. 공항면세점은 숫자확대에 한계가 있지만 시내면세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면세점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정부나 유통·관광업계에 일반적이다. 외화획득 때문이다. 최근 내수경기 활성화라는 추가 이유가 붙었다.
하지만 면세점 경기의 부침은 운영기업이나 근로자의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 면세점이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이는 쇼핑 위주라는 관점으로서 한국 관광을 볼 때다. 볼 것, 즐길 것 없던 시절 관광산업을 위해 쇼핑에 목숨을 걸었을 때다.
앞서 장황하게 면세점의 역사를 이야기한 것은 한국의 특수성 때문이다. 관광산업에서 면세점 비중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너무 크다. 시내면세점 논란에 희생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광전략을 다시 짜야 할 때다.
한국의 면세점 시스템은 글로벌스탠더드가 아니다. '면세(duty free)'라는 개념은 16세기 유럽에서 배 안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선원들에게 술을 판매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현대적인 면세점은 1947년 아일랜드 섀넌공항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유럽과 미국을 오가던 비행기들이 이 공항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 사업가가 특허를 받아 면세점을 시작했다. 이후 면세점은 각국 공항에서 인기를 끌었고 규모도 커졌다.
서구의 면세점들이 자생적이라면 한국은 국가주도다. 국내 첫 면세점은 1962년 문을 연 김포공항 면세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했다. 목표는 '관광입국'의 기치 아래 외화 획득이었다. 같은 이유로 시내면세점도 생겼다. 시내면세점은 1974년 서울에서 첫선을 보인 후 1980년대 급증했다. 당시 폭발적이었던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유통산업 자체가 발달한 선진국에는 시내면세점이 드물다. 특혜 시비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아예 없다.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비교 대상으로 삼는 시내면세점 제도는 대개 홍콩이나 마카오·싱가포르 등이다. 모두 도시국가들이다. 중국은 하이난다오라는 섬에 특구를 지정해 허가했을 뿐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몰려 있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시내면세점은 경기변화를 많이 탄다. 선정과정도 다른데 일반적으로 공항면세점은 완전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많은 돈을 내는 사업자를 선정한다. 인천공항도 마찬가지다. 반면 시내면세점은 정부가 사업권심사를 해서 면허를 준다. 경쟁입찰과 달리 정부심사는 예측불가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을 이유로 서울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었다. 현재 6개인데 내년 초면 9개로 늘어난다. 공항면세점은 숫자확대에 한계가 있지만 시내면세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면세점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정부나 유통·관광업계에 일반적이다. 외화획득 때문이다. 최근 내수경기 활성화라는 추가 이유가 붙었다.
하지만 면세점 경기의 부침은 운영기업이나 근로자의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 면세점이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이는 쇼핑 위주라는 관점으로서 한국 관광을 볼 때다. 볼 것, 즐길 것 없던 시절 관광산업을 위해 쇼핑에 목숨을 걸었을 때다.
앞서 장황하게 면세점의 역사를 이야기한 것은 한국의 특수성 때문이다. 관광산업에서 면세점 비중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너무 크다. 시내면세점 논란에 희생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광전략을 다시 짜야 할 때다.